양육자의 자존감을 돌보는 방법 5

나의 자존감이 건강할 때 아이의 자존감도 높여줍니다

by 신운선

자존감은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가치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말합니다. 1890년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가 정의한 용어로 그는 성공을 욕구로 나눈 값이 자존감이라고 했는데요. 이 공식대로라면 자존감은 성취를 늘리거나 욕구를 줄여야 커질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인 알프레트 아들러는 낮은 자존감을 지닌 이는 자신의 강점과 재능을 발달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등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분투한다고 했습니다. 심리학자 캐런 호니는 낮은 자존감은 과도하게 인정받기를 원하고 애정을 갈망하며 성취에 대한 극단적인 열망을 표현하는 성격으로 이어진다고도 했지요.


반면 미국의 심리학과 교수인 로이 바움에이스터는 삶이 행복해서 자존감이 높아지고 불행해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일 뿐 자존감에 따라 행복이 결정되지 않는다며 자존감을 무작정 높이는 것보다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공통적으로 자존감이 개인의 성격이나 관계, 삶의 만족도 등 우리 삶과 관련이 깊다고 말합니다. 특히 양육자는 자신의 자존감이 높을 때 아이 양육도 건강하게 하고 아이의 자존감도 높여주는데요.


양육자의 자존감을 점검하기

다음 상황을 살펴보며 생각해 볼까요?


상황 1. 아이가 양육자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주장을 강하게 한다.

상황 2. 아이가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집에 와서 억울해한다.


위의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시나요?


상황 1.① ‘내 말이 말 같지 않나? 날 무시하네’라고 생각하며 속상해한다.

② ‘컸다고 제법 자기주장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다시 대화를 시도한다.

상황 2.① “네가 참아. 다퉈서 좋을 게 없어. 참는 게 이기는 거야”라고 말한다.

② 자초지종을 듣고 “억울하고 분할만 하네. 친구에게 사과를 받아야겠다”라고 아이 편을 들어주며 문제해결의 방법을 제시한다.


만약 상황 1에서 ①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면 어떨까요? 아이가 커나가면서 주장이 많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오히려 주장이 없는 경우가 문제지요. 그런데 양육자가 아이의 주장을 수용하거나 더 나은 대화로 이끌지 못하고 아이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으로 괴로워한다면 양육자의 자존감을 살펴봐야 합니다.


상황 2에서도 ①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면 아이는 억울함이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양보라는 미덕으로 포장했지만 실상은 양육자가 아이의 감정을 모른 체하며 적절한 문제해결의 방향으로 이끌지 못하는 것이죠. 이 경우 아이의 자존감도 떨어지게 됩니다.


양육은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육자가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새에 자존감이 떨어지는데요. 이때 자존감을 돌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선 자신을 과소평가하여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기보다 관점을 달리해 긍정적인 면에 집중해야 합니다. 누구나 잘못이나 실수를 하므로 자신에 대한 질책을 줄이고 용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외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다섯 권의 그림책을 살펴보며 그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존감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방법


첫째, 울고 있는 나를 위로하기 <엉엉엉>

<엉엉엉(오소리 저|이야기꽃)>의 한 장면

누구에게나 마음의 상처가 있습니다. 때론 그 상처를 덮어둡니다. 덮어둔 상처는 저절로 사라지기도 하지만 덧나기도 합니다.


내면아이란 어린 시절의 아픔과 상처가 해결되지 못한 무의식을 말하는데, <엉엉엉>은 곰쥐의 내면아이에 대한 작품입니다. 곰쥐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울음소리를 견딜 수 없어 그 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나섭니다.


그 주인공은 누구였을까요? 곰쥐는 어두운 구석에 숨어 울고 있는 어린 시절의 곰쥐를 만납니다. 어린 곰쥐를 달래주고 대화를 나누며 더 강해집니다. 단순하고 강렬한 선과 색으로 표현한 그림은 곰쥐의 여정을 더욱 고독하고 치열하게 느껴지게 하는데요. 자신의 내면아이를 잘 돌보고 위로해 주면 좋겠습니다.

둘째, 내가 맡은 역할을 잘하기 <내 마음, 들어 보세요>

<내 마음, 들어 보세요(카트린 게겐 글|레자 달반드 그림|창비교육)>의 한 장면

효능감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신념, 또는 기대감으로 자존감에 영향을 줍니다. 양육자가 양육자역할을 잘하면 양육자효능감은 자연스럽게 높아지며 자존감도 올라가는 것이지요. <내 마음, 들어 보세요>는 아이에게는 자기를 표현하는 법을, 양육자에게는 바람직한 양육자역할을 알려줍니다.


작가는 프랑스의 소아 청소년과 전문의로 아이와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 ‘공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아이가 지금 어떤 마음인지, 힘겨운 일은 없는지 등 마음을 표현하게 하고 그것에 귀 기울이라고 하죠.


밝은 색감의 그림은 이 책의 메시지를 따뜻하게 전하는데요. 아이의 마음을 알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그림책입니다.


셋째, 관계를 살피기 <핑퐁클럽>

<핑퐁클럽(박요셉 저|문학동네)>의 한 장면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대상과의 안정적이고 친밀한 관계는 자존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가족이라 해도 사랑만을 주고받는 게 아니라 미움이나 섭섭함, 분노 등의 마음도 주고받는데요.


<핑퐁클럽>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두 사람, 가족이나 친구, 연인 등의 소통의 문제를 다룹니다. 투명인간이 된 상대, 반으로 쪼개진 탁구대, 중간에 난입한 심판 등은 소통의 불균형과 어긋남, 오해 등을 은유합니다.


길쭉한 탁구대를 형상화한 판형에 유머가 있는 그림은 담백한 글과 어울려 여러 가지 상황의 관계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이 책을 보며 나의 소통 방법이나 관계 맺기를 돌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넷째, 성장을 도모하기 <내 안에 나무>

<내 안에 나무(코리나 루켄 저|나는별)>의 한 장면

나무의 뿌리는 줄기와 가지와 꼭대기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깊은 뿌리는 다른 뿌리와 연결되어 있고 줄기와 꽃과 열매는 새와 다람쥐, 꿀벌 등이 함께합니다. 나무는 씨를 퍼트리고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며 태양과 하늘을 품습니다.


작가는 사람을 나무에 빗대어 연대하며 성장하는 삶의 가치를 격려합니다. 모든 존재는 서로 연결되어서 성장을 돕고 사랑을 나눔을 이야기합니다. 시적인 언어와 화사하고 다채로운 색감의 그림은 빛이 납니다.

이 책의 나무처럼 나의 가능성을 믿으며 이웃과 연대하며 서로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면 자존감은 더욱 건강해질 것입니다.


다섯째, 저마다의 사랑을 존중하고 나의 사랑을 가꾸기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맥 바넷 글|카슨 엘리스 그림|웅진주니어)>의 한 장면

온전한 사랑을 주고받을 때 자존감은 높아집니다. 그렇다면 만약 아이가 “사랑이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여러분은 뭐라고 대답하실 건가요?


<사랑 사랑 사랑>은 사랑의 의미를 성찰하는 그림책입니다. 아이가 할머니에게 “사랑이 뭐예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넓은 세상으로 나가 스스로 답을 찾아보라고 합니다. 아이는 어부와 배우를 만나 사랑을 묻습니다. 목수, 고양이 등에게도 사랑을 질문합니다. 과연 어떤 답을 들었을까요?


책은 재치 있는 글과 환상적인 그림으로 ‘사랑’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사랑’의 의미와 실천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내가 자존감이 높을 때 상대에게도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5월은 가정의 달로 어린이날도, 어버이날도, 부부의 날도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존중과 애정을 표현하면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고 평안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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