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근데, 병원을 또 오라고요???
이번 주 월요일 진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다음 주 월요일에 다른 교수님 진료도 봐야 한다고 또 오란다.
아아아아아....
치조골과 별개로 윗입술 부분도 진행을 했기에 두 교수님이 수술을 하셨다.
그동안 치조골 수술 교수님만 만나고 끝나나 했더니..
뒤늦게 입술 진행해 주신 교수님도 진료를 봐야 한단다.
아니, 그럼 같은 날 몰아서 좀 잡아 주시지..
매번 그런 건 아니겠지만 상급병원은 환자에게 보통 통보를 하지 물어봐주지 않는다.
이 날 오세요.라고 말하면 네 하고 대답해야지 다른 선택지는 없다.
이제 11월 예약까지 한숨 돌리나 했더니
그 먼 길을 아이랑 또 가야 한다 생각하니 벌써부터 다리에 힘이 빠진다.
그래도 어찌하랴. 아이를 위해서라면 가야지!!
2주 만에 만난 선생님은 드디어 한 달 만에 봉인해제를 해주셨다.
아무 음식이나 다 먹으라는 그 한마디에 마음속에서
휴, 이제 진짜 끝났구나 안도감이 몰려온다.
운동도 다시 시작해도 된단다.
이제는 일상생활 하는데 그 어떤 것도 방해가 되지 않는다.
아직 실들로 꽉 막혀있는 잇몸 부위는 워터픽과 양치질을 잘해줘야 하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매일의 평온함이 이렇게 소중한 거였구나.
먹고 싶은 음식 못 먹는 게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이구나.
옆에서 지켜본 한 달은 어린 기특이한테 꽤나 고역이었다.
아이를 통해서 작은 것에 감사해야 하는 이유를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우리의 일상은 당연하게 오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 그 당연함에 감사할 줄 모르고 살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아무 일도 없이 흘러가는 이 하루는 사실 기적이었음을.
아프지 않고 먹고 싶은 음식 먹을 수 있는 평범한 하루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잇몸뼈이식 수술로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수술 초기.
죽만 먹어야 했던 시간.
골반뼈 상처 부위 때문에 뛰지도 말라고 했던 시간.
그 시간들을 잘 버텨내 준 아이가 고맙고 태명대로 기특하기만 하다.
수술 후 5주 동안 힘든 케어 시간이 끝나고 먹은 치킨은 기특이한테 어떤 맛일까?
말모말모. 감동 그 잡채겠지.
무슨 말로 표현이 될까.
덕분에 다이어트를 선언한 나까지 치팅데이를 맞이했다.
문제는 앞으로 매일마다 햄버거, 피자, 핫도그 이런 식으로 못 먹었던 음식들을 푸드파이터처럼 하나하나 해치울 기세라는 거다.
기특이는 한 달 전부터 달력에 날짜별로 먹고 싶은 음식들을 다 써놨다..
나는 한 입만 권법으로 다이어트를 놔버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중이다.
그래, 엄마는 조금만 먹을 테니 너는 마음껏 먹어서 포동포동 살이 올랐으면 좋겠다.
네가 찔 살이 엄마한테 오지 않기를 바랄 뿐..
한 달 동안 고생 많았어 기특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