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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훈희 Jul 27. 2021

손톱 물어뜯는 버릇을 고치는 방법

손톱 - 어른이 되면 보이는 것들 중

이빨로 손톱을 깨무는 습관이 있었다.     


어린시절 손바닥 맞을 순서를 기다리거나

시험시간이 다가올 때마다 손톱을 깨물었다.     


불행히도 매일이 시험이고 그래서

매일이 손바닥 맞을 날이었던 학창시절에

내 손톱은 이빨 자국으로 남아나질 않았다.

     

엄마는 이 좋지 못한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서

나를 붙잡고 오랜시간 부단히도 노력하셨다.     


잠이 들었을 때 손톱 끝에 매니큐어를 발라 놓으시거나

입에 넣었을 때 맛이 쓴 빨간약을 발라놓기도 하셨다.     


그렇게 비이성적으로 일어나는

내 무의식적인 습관을     

이성적으로 통제 가능한

의식으로 옮겨서 고쳐보고자 하셨다.

     

그러다가 내가 이성의 끈을 놓고 손톱을 무는 순간

엄마도 이성의 끈을 놓고 30센치 자를 드셨다.     


난 손톱을 깨무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알게 되었고     

그 손톱이 불러올 미래가 두려워서

그 두려움을 잊기 위해서 또 손톱을 깨물었다.     


고심 끝에 찾아간 병원에서 조차 손톱을 뜯고 있던 모습을 본

의사 선생님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말씀하셨다.

     

아이가 정신이 산만하고 불안한 상태니

어른이 되면 자연스레 나아질 것이라 했다.     


.     


이제는 인생의 반 이상을 어른으로 살아왔는데

아직도 비이성적으로 손톱을 깨문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이런 행동은 자연스레 나아져야 한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씀했기에

이제는 이 버릇을 남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스스로 노력한다.     


내가 불안해 보일수록

나를 믿고 있는 수 많은 관계가

다같이 불안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아무도 없을 때

혼자 손톱을 열심히 깨물고서는

남들 보기 좋게 손톱을 깎고 출발한다.     


오늘도 그렇게 문 밖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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