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사소한 오해와 쓸데없는 용기가 우리의 결혼의 문턱까지 헤엄쳐 가게 만들었다."
아쿠아리움에서 수조 관리직를 맡고 있는 '시대'는 최근 아쿠아리움에 떠도는 이상한 소문에 귀를 기울인다. 시대 또래의 남자가 매일 같이 시대가 관리하는 수조에 찾아온다는 것. 그는 2미터에 가까운 큰 키에 이목구비가 제법 뚜렷하고, 잘 생긴 외모로 아쿠아리움 내 직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다. 특징이 있다면 양쪽 턱관절과 목을 잇는 사이에 깊게 패인 흉터가 있다는 것! 알고 보니 그는 시대가 근무하는 아쿠아리움의 물고기 사료를 납품하러 온 영업 직원이었고, 그 때문에 매일 같이 수족관을 찾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소문이 잠잠해짐과 동시에 시대는 그와 자주 수조 앞에서 마주치면서도 관심을 접는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을 '우혁'이라고 소개하는 그 남자가 시대를 찾아온다. 수조를 잘 관리해줘서 고맙다느니, 덕분에 물고기가 건강해보여 다행이라느니 밥을 사고 싶다느니, 온종일 물을 만져 핸드크림을 선물하고 싶다느니 시대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시대는 이 훤칠하고 잘생긴 남자가 자신이 관심이 있다고 오해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된다. 그러나 우혁의 사정은 따로 있다. 우혁은 사실 인간이 아닌 인어였던 것! 우혁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건강상의 이유로 돌봄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안전한 아쿠아리움에 할아버지를 풀어놓는다. 우혁이네 종족은 뭍에서는 인간의 모습으로, 물에서는 물고기로 변신하는 반인반수다. 우혁이 시대에게 먼저 다가갔던 건, 할아버지가 우혁으로 하여금 시대에게 감사를 표하라는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오해로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되며 결혼을 앞두게 된 상황에서 우혁은 시대에게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밝히게 된다.
1년의 연애,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두 사람은 서로의 내밀한 비밀을 알아간다. 시대의 회사는 계약이 만료되어 팀 전체가 해체되는 위기를 맞게 되고, 신혼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바다 근처에 살아야 하는 우혁은 인천에서 신혼을 시작하자고 시대에게 제안한다. 시대는 인천에서는 일을 구할 수 없고, 평균 통근거리는 전보다 몇 배로 늘어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과거에도 현재에도 시대를 향한 부조리한 환경은 개선되지 않는다. 시대의 부하 직원은 직장 내 괴롭힘, 경기 침체로 인한 경영난으로 인해 1년을 채우지 못한 경력만 수두룩하고, 이번에도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자 우울함을 감추지 못한다. 우혁은 시대의 환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시대 역시 우혁의 환경에 공감하지 못한다. 우혁은 시대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으나 시대는 자신의 어려움을 우혁에게 말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가치가 떨어질 때면 언제든 버림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과 동시에 우혁의 환경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
그런 가운데 무엇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작정 결혼을 꿈꾸던 시대는 결혼을 하기 이전에 자신이 결혼을 할 준비가 된 것인지, 배우자가 될 우혁을 꼭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자체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시대와 우혁의 결혼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작은 신경전은 두 집안의 감정싸움으로 커져만 가고, 시대는 우혁보다 자신의 환경이 별로인 것 같음을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과 결혼을 하기에 아직 자신이 미성숙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두려움으로 결혼을 깨버린다. 그러나 차마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우혁이 인어여서 결혼을 깨는 것으로 합리화한다. 파혼 1년 후, 시대는 우혁과 도심 한 가운데서 재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