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홀로 Sep 08. 2022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사람들에게

프롤로그




뭔가 이루고 나서 극복기를 쓰고 싶었어요. 사회 불안증을 10년 동안 앓았지만 멋지게 극복해서 잘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랐고요. 그러나 실패는 계속되었고 ‘성공적인 극복기’는 점점 멀어졌습니다. 이번 생애 쓰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사회 불안증 환자의 병은 완벽주의에서 기인하기도 해요. 보통 그에 따른 강박도 가지고 있고요. 강박적으로 계산하고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봤지만, 결국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별로 없었어요. 나는 그저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고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나는 절대로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부끄럽지만 불완전한 나를 그냥 세상에 내보였어요.     




아직도 헤매는 과정 중이지만 쇠똥구리처럼 열심히 글을 굴려 완성했어요. 그 글이 똥이 되든 된장이 되든 나는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하려 해요. 글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똥인지 된장인지'는 내가 결정하는 게 아니니까요.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사회 불안장애 환자들과 극단적 내향인들이 이 ‘똥인지 된장인지’를 읽고 위로를 얻었으면 합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