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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규형 May 19. 2024

느려도 괜찮아

달팽이처럼

10. 느려도 괜찮아


인생의 속도

 독자는 어떤 인생의 속도로 살아가고 있는가. 인생의 속도를 인식해 본 적이 있는지부터 물어보는 것이 맞겠다. 만약 없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보길 바란다. "나는 얼마나 빠르게 혹은 느리게 삶을 살아가고 있나?"


 생각해 보았는가? 그렇다면 나아가 현재 자신의 속도에 만족하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속도를 따라가려 발버둥 치고 있진 않은지도 확인해 보면 좋겠다. 이 모든 질문은 하나의 답을 찾기 위한 것들이다. 과연 우리는 어떤 인생의 속도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우리의 삶은 모두 같은 시간 속에 흘러간다. 시간은 결코 멈추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흘러간다. 인생은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 어떤 사람은 시간에 쫓겨 살아가고 또 다른 누군가는 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살아간다. 독자는 어느 쪽이 되고 싶은가? 오늘은 독자들과 함께 시간과 속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사회의 속도

 사회는 인간에게 사회의 속도를 요구한다. 그중에서도 한국 사회는 특히 속도를 중요시한다. 흔히 말하는 '빨리빨리 문화'. 우리의 사회는 빨리빨리를 요구하고 있다.


 빨리빨리라는 말처럼 사회는 빠른 게 좋은 것이라는 듯 우리를 시간 속으로 밀어붙인다. 그 덕에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이 빠른 것이 좋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슬프게도 말이다. 물론 가끔은 빠른 것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항상 빠르기만 하다면 그건 결코 좋지만은 않을 것이다. 


 독자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달리는 스포츠카 안에 타 있다고 예를 들어보겠다. 분명 잠깐은 기분이 좋을 것이다. 신나고 상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금방 신남은 공포가 것이다. 감당할 없는 빠름은 두렵기 마련이다. 많은 풍경을 놓칠 것이고 많은 만남을 놓칠 것이다. 만약 구불구불한 길이 나온다면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고 사고가 수도 있다. 차에 연료는 금방 바닥을 보일 것이고 결국 곧 멈추게 된다. 이 모든 걸 감수할 만큼 빠른 것이 좋은 것일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바삐 움직이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앞만 보고 달리기 일쑤다. 만남, 경험, 추억들은 빠름에 묻혀 사라진다. 쉽게 사고가 나 마음을 다치고 금방 지쳐 쓰러진다. 잠시 뒤돌아볼 시간도 없기에 재정비란 없다. 그저 달리고 달리고 달려야 한다. 자신과 맞지 않는 속도라도 그들은 그저 빠르게 나아가려 아등바등한다. 마치 그게 자신 본연의 속도인 것처럼.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씩 발견하게 된다. 맞지 않는 속도에 지쳐가는 자신을. 혹여나 자신이 왜인지 모를 지침을 느끼고 있다면 자신의 속도를 확인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의 속도

 그렇다면 이젠 자신의 속도에 대해 알아보자. 이 속도는 개인이 가진 고유의 속도임으로 모두 다르다. 누구는 정말 사회와 맞게 빠를 수도 있고 누구는 엄청나게 느릴 수도 있다. 생각하는 속도, 외우는 속도, 말하는 속도가 모두 다른 것처럼 말이다. 


 자신의 속도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여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좋은 사람의 조건 중 하나가 바로 여유일 것이다. 여유를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 그리고 그 여유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에는 자신의 속도를 찾는 것이 포함된다. 


 자신의 속도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자신이 최고의 집중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속도이다. 너무 느려서 집중이 안된다면 조금 속도를 높여야 할 것이고, 너무 빨라서 집중이 안된다면 속도를 늦추면 된다. 그렇게 최고의 집중 상태를 유지하며 시간을 맞이하면 독자는 시간을 새롭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시간은 똑같이 흐르는데 자신이 느끼는 것들은 완전히 달라진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고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으며 잠시 멈췄다 갈 수도 있다. 뒤를 돌아보기도 옆에 난 길을 발견하기도 할 것이다. 같은 시간 속에서 더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내 속도가 남들에 비해 너무 느린 것 같은데 어쩌지?"라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다면, 괜찮다. 느려도 괜찮다.


달팽이처럼

 독자는 달팽이를 본 적 있는가? 달팽이는 아주 느릿느릿 살아간다. 하지만 그 느릿느릿 이 달팽이에게는 빠른 것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속도는 상대적인 것이다. 고로 자신이 느리다고 느껴도 누군가는 빠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자신의 속도를 찾는 것이 중요하지 그 속도가 느리냐 빠르냐가 중요한 것이 결코 아니다.


 달팽이는 느리지만 해야 할 것들을 전부 하며 살아간다. 작가는 가끔 달팽이가 부럽기까지 하다. 그들은 세상을 마음껏 누릴 수 있지 않은가. 천천히 하나씩 음미하듯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빨리빨리에 갇혀 세상의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 인간도 달팽이처럼 좀 더 천천히 세상을 바라봐도 괜찮지 않을까. 물론 그런 느릿느릿 살아가는 여유를 갖기 위해서는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기본으로 필요하겠다. 능력이 없는데 느리게 살아간다면 그건 귀찮음과 게으름에 잠식당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독자에게 삶을 살아갈 능력과 힘이 있다면 이젠 여유를 가져도 좋겠다. 조금은 천천히 세상을 음미해 보자. 또한 빠르기만 한 사회 속에서 느림은 또 다른 능력이 될지도 모른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그러니 채찍질하며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보다는 느리더라도 세상을 전부 볼 수 있는 달팽이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작가의 말

 이 글을 쓰고 있는 작가도 여전히 고유의 속도를 찾는 중이다. 뭔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일을 시작하면 초반에 달리다 금방 포기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하지만 점점 포기하기까지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지금도 물론 어린 나이지만 더 어렸을 때, 작가는 빠르게 달릴 줄만 알았다. 그리고 그게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빠르게 달리는 것. 그러나 세상은 그렇지 않았다. 작가는 그 과정에서 놓치고 간 것들이 상당히 많았다. 성인이 되고 뒤를 돌아봤을 때 비로소 놓친 것들을 다시 거둘 수 있었다. 


 글도 빠르게 적어야 한다면 얼마든지 적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 좋다고 장담할 순 없다. 아니 정확히는 내용이 좋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빠르게 한다고 모든 일이 잘되는 것도 아니다. 선택 또한 그렇다. 선택에는 느리게라기보다는 신중하게 라는 말을 적용하고 싶다.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가속도가 붙는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얼마나 빨라졌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빠르게 빠르게 달리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자신의 속도를 인식하는 건 매번 필요한 일이다. 속도를 알지 못하면 사고는 쉽게 난다. 


 꿈을 향하는 속도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앞선 이야기에서 우리는 벽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꿈으로 가는 길에 있는 벽들. 속도를 높여 달리기만 한다면 앞에 세워진 벽에 정면으로 부딪힐 것이다. 그 타격은 너무나 커 무너지기 십상이다. 또 옆에 있는 작은 지름길은 보지 못하고 더 어려운 길로 가게 될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많은 만남과 경험을 놓칠 수도 있다. 적당한 자신의 속도를 유지하는 것. 이는 참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서 점차 알게 되겠지만, 가능하면 일찍 이 속도를 찾고 찾은 속도로 살아간다면 좋을 것이다. 독자도 작가와 함께 자신의 속도를 찾아가는 한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럼 이상으로 오늘의 이야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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