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평일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시나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날 밤에 미리 알람(alarm)을 맞추고 주무실 것 같습니다. 물론 저절로 눈이 떠지는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저는 스마트폰에 알람이 울리면 소리에 맞춰 일어나는 편이에요. 한 번에 몸을 일으킬 때도 있지만 날씨가 점점 선선해지면 이불속이 포근해서 좀처럼 일어나기 힘들 때도 많습니다.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맞추는 알람을 미국인도 알람이라고 말한답니다. 알람은 우리말이 아니라 영어예요. 영어를 소리 나는 그대로 읽어서 알람이라고 하는 것이죠. 그래서 외국인과 대화할 때 '알람'이라는 단어는 안심하고 사용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분이 기억하셔야 할 단어가 있어요. 바로 모닝콜인데요. 모닝콜(morning call)도 콩글리시라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콩글리시라는 말인즉슨 미국인들은 모닝콜이라고 하지 않는다는 뜻인 거 이제 아시죠? 모닝콜이라고 말하면 외국인들은 알아듣지 못해요. 미국에는 없는 단어거든요. 한국 사람들만 모닝콜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뭐라고 말할까요? 미국에서는 웨이크업 콜(wake-up call)이라고 해요. wake up은 '잠에서 깨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단어인데요. 보통 호텔의 투숙객을 위해 예약한 시간에 직원이 전화를 거는 것을 의미한답니다. 웨이크업 콜은 아침에 직원이 고객에게 전화해서 깨워주는 것을 뜻하고, 알람은 일어나기 위해 맞춰놓은 소리 장치입니다!
022 싸인 --> 시그니처, 오로그래프
싸인 --> 시그니처
우리는 살면서 서명을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 보통 가게에서 카드로 결제할 때, 5만 원이 넘으면 서명을 요청하죠. 카드 뒷면에 서명란이 따로 있기도 하고요.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도 서명을 해야 합니다. 또 통장을 새로 만들거나 주민센터에서 서류를 발급할 때도 서명을 하죠.
한국 사람들에게 "서명이 영어로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싸인'이라고 대답하실 겁니다. 저도 싸인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알고 보니 싸인이 아니었어요. 싸인(sign)은 미국인들에게 서명보다는 표지판이나 간판 등의 '표시, 표식'의 의미로 사용됩니다. 싸인이라는 단어에 '서명하다'라는 뜻이 있긴 하지만 거의 쓰이지 않고 있어요. 싸인 말고 서명을 나타내는 좀 더 대중적인 영어 단어가 따로 있답니다.
바로 우리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시그니처(signature)'입니다. 시그니처 자체가 영어로 '서명'이라는 뜻이에요. sign의 세 번째 의미가 '서명하다'라면, signature는 첫 번째 의미가 '서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외국인들은 서명을 시그니처라고 하는 것이죠. 시그니처는 한국에서 서명보다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맛집을 대표하는 메뉴를 말할 때 많이 쓰이는데요. 예를 들어 "이 가게의 시그니처 음료는 청포도 주스야"라는 식으로 많이 말도 하고, 들어보기도 하셨을 겁니다.
서명은 그 사람만의 고유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서명자체가 그 사람을 대표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아마 대표한다는 이미지가 한국 사람들에게는 깊이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가게를 대표하는 특정 메뉴를 시그니처 메뉴다라고 말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어요.
싸인 --> 오로그래프
좋아하는 팬 사인회를 가보신 적 있으신가요? 우리가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싸인을 요청할 때, 보통 "사인해주세요~"이렇게 말하잖아요. 하지만 외국인들은 싸인이라고 말하면 알아듣지 못합니다. 좋아하는 가수, 배우, 예능인 등이 한국 사람이라면 사인을 해주지만, 만약 외국 사람이라면 싸인 말고 '오로그래프(autograph)'라고 말해야 우리가 원하는 사인을 받을 수 있어요.
우리가 서명할 때는 시그니처라고 하고,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인을 받을 때는 오로그래프라고 합니다. 외국인들은 자신이 서명하거나 누군가의 서명을 받을 때 모두 싸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반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본인이 서명하거나 누군가의 사인을 받을 때 모두 싸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말한 다는 것이 눈여겨볼만한 점입니다.
023 소크라테스 --> 소크라티스
소크라테스 --> 소크라티스
세계 4대 성인 중 한 사람인 소크라테스는 현재까지도 '위대한 사상가'로 자리매김하는 철학자입니다. 현대인들 사이에서 아직까지도 많이 회자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우리나라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기도 하고요. 또 유명한 명언*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지금은 그의 사상과 정신이 전 세계 인류에게 인정받고 있지만 처음에는 사람들이 소크라테스가 왜 4대 성인이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품은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소크라테스는 외국에서 어떻게 불리고 있을까요? 우리나라 말처럼 '소크라테스'라고 할까요? 아닙니다. 소크라테스는 영어로 발음할 때 소크라티스로 발음이 됩니다. 그래서 미국인 들까 대화를 나눌 때는 '소크라티스'라고 해야 소통이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어요.
024 플라톤 --> 플래이토
플라톤 --> 플래이토
철학을 논할 때, 소크라테스와 더불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철학가가 있었으니. 바로 플라톤입니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이기도 하고요. 플라톤이 쓴 책인 '국가'로 우리에게 친숙한 철학가라고 할 수 있어요. 위의 사진은 플라톤의 책 '국가'에서 동굴의 비유*를 설명하기 위해 그려져 있던 이미지입니다. 플라톤은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동굴의 비유를 통해 주장하였습니다.
이처럼 비유도 훌륭한 철학자 '플라톤'의 정확한 영어 발음은 어떻게 할까요? 미국인들은 '플라톤'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플래이토'라고 발음합니다. 따라서 한국 사람들이 '플라톤'!이라고 한다면 무슨 의미인지 알아듣지 못합니다. 앞으로는 '플라톤'을 영어로 '플래이토'라고 한다는 것도 잊지 말고 기억해 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어차피 외국인과 '플라톤'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일이 없을 것 같다고요? 글쎄요.. 사람일은 모르는걸요.
025 아리스토텔레스 --> 애리스터를
아리스토텔레스 --> 애리스터를
지금 보시는 사진은 이탈리아의 화가 라파엘로가 그린 벽화의 일부분입니다. 이 그림에는 방금 설명드렸던 플라톤과 지금부터 설명드릴 아리스토텔레스가 함께 등장하는 데요. 두 사람을 한번 찾아보실래요? 저도 처음에 잘 몰랐지만 철학에 매우 깊은 관심이 있는 분들이시라면 바로 찾아내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림에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중간에 위치한 두 남성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왼쪽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 플라톤이고, 오른쪽은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두 사람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 철학적 힌트가 이 그림에 숨겨져 있는데요. 바로 손에 주목해 주세요. 두 사람의 손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플라톤은 검지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키고 있고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손바닥은 바닥을 향하고 있는 것 보이시나요? 플라톤은 현실보다 이념을 중시했기에 천상을 가리키고 있다고 해석됩니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을 더 중시했기에 손바닥이 밑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죠.
아리스토텔레스도 플라톤과 소크라테스와 마찬가지로 영어가 아닙니다. 미국인들은 아리스토텔레스를 뭐라고 부를까요? 바로 '애리스터를'이라고 합니다. 미국인에게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 말할 때는 '애리스터를'이라고 발음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야 미국인이 '아, 아리스토텔레스를 말하는 거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어요.
* 소크라테스 명언 :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언이 가장 유명하다. 그 외에도, '반성하지 않은 삶은 가치가 없다.', '세계를 움직이고 싶다면 나부터 움직여라.'등의 명언들을 남겼다.
* 동굴의 비유 : 동굴 안에는 죄수들이 살고 있고, 그중 한 명의 죄수가 탈출하여 바깥 세계의 진실을 목격한다는 이야기. 동굴 안 죄수들은 일반 대중을, 탈출한 죄수는 진리를 깨달은 철학자를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