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대다 보니 나 되었다
청소년 꿈‧진로 페스티벌에 참석한 적이 있다.
내가 참석한 이유는 청년 멘토 토크콘서트 프로그램에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그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 중 한 명이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다들 꿈을 찾으라고 하는데, 제가 있는 곳에서 어떻게 꿈을 찾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멘토님은 어떻게 꿈을 찾게 되었나요?”
나는 이 질문에 어떻게 답했을까?
황당하게도 나는 일단 꿈을 찾지 않았으면 좋다고 답변해 주었다.
그랬더니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저 사람 미쳤나?’라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왜 저렇게 답변했을까?
“저는 일단 꿈을 찾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꿈을 찾는다는 그 자체가 저는 좀 잘못된 발상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꿈을 찾지 말고 먼저 나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꿈을 찾는다는 것은 사실 주변을 봤을 때 뭔가 멋있어 보이는 사람,
‘와’하고 대단해 보이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요.
그렇기에 내 주변에 대단한 사람이 없거나 멋있는 사람이 없으면
자신의 꿈은 그 동네 수준밖에 머물러 있지 않게 돼요.
그러다 보니까 옛날 사람들이 책을 읽으라고 했던 거예요.
왜? 책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고,
내가 만나지 못했던 수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이제는 유튜브가 있기에 읽지 않아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죠.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가 꿈을 먼저 찾다 보니까 지쳐 가는 것 같아요.
그전에 나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그럼, 이런 생각이 들 거예요.
‘나는 어떻게 찾지?’
그건 바로 집중과 몰입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으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먼저, 집중은 뭐냐?
집중이 필요할 때를 생각해 보세요.
집중은 보통 하기 싫은 걸 할 때 필요해요.
반면에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거 할 때는 집중할 필요가 없어요.
바로 몰입이 되기 때문이죠.
다들 게임 많이 하잖아요?
게임하자마자 “야 집중했냐?”라는 이야기를 안 하잖아요.
대신 바로 몰입해 버리죠.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프로게이머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나를 찾기 위해 자기를 한 번 돌아보는 거예요.
내가 어렸을 때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겨했던 행동이 뭐였을까?
제가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조용히 해라!”, “가만히 좀 있어라!”
그런데 보세요.
지금도 가만히 못 있고, 조용히 못 있어요.
어른들의 틀로 봤을 때는 정말 고쳐야 하는 행동이에요.
그런데 24살쯤 됐을 때 다시 고민을 해봤어요.
‘나는 뭐 하면서 살아가면 좋을까?’
그때 떠올랐던 게 ‘가만히 있어라!’였어요.
가만히 못 있는데? 여행을 다녀봐야겠다.
조용히 좀 해라? 어? 나 조용히 못 하는데,
돈 받고 떠들 수 있는 곳이 어디 있을까?
생각해 보니 바로 무대가 떠올랐어요.
여기는 떠들 수 있게도 해주면서 돈까지 주네? 심지어 다들 나를 쳐다보고 있잖아!
‘이렇게 행복한 일이 없구나’를 깨닫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잡는 삶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꿈이란 직업을 선택해 놓고 ‘나 이 꿈에 나를 맞출 거야’하면 안 맞아요.
말 많은 사람이 노홍철도 있잖아요.
그분은 개그맨을 선택했어요. 하지만 저는 강사를 선택했죠.
내가 좋아하는 게 축구라고 치면 다들 축구선수만 생각해요.
그러면 사람들이 이야기해요.
‘너처럼 축구 못하는 게 무슨 축구야!’
어른들 제발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축구를 하는 축구선수도 있지만 축구 해설위원, 분석가, 트레이너, 유튜버, 축구용품 연구가, 축구게임 프로게이머 등 다양한 일들이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나의 재능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를 알려주는 게
‘정말 나다움을 찾는데, 도움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답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꿈으로 나를 정의내릴 수 없다.
10년 전에 없던 직업이 새로 생긴 건, 누군가 나다움을 표현한 결과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