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누가 A의 아픔을 다 알겠니

To. A

by 해랑이




일곱 번째 조금 특별한 편지









한창 막 눈물 나고 슬픈 김에 옳지, 지금 너에게 줄 편지를 써야겠다.


양극성장애 2 유형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기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너였구나? 아직 날 따라다니는 나의 어두운 그림자. 어땠니? 글쎄, 다른 기억은 생각 외로 잘 나지 않고 뜨문뜨문 상대적으로 강렬한 사건들만 기억에 남는다. 13살부터 19살까지, 중학교를 들어선 시점부터 고등학교를 벗어날 때까지 기억을 좀 잃어버렸다. 다른 건 잘 모르겠고 좀 외롭긴 했던 것 같아.


그때 나에게 사람이란 존재는 갈증을 더하는 바닷물 같았어. 조용하게 지내면서도 늘 혼란스럽고 어지러웠던 시절들. 누구와 있어도 불안했으며 외로웠고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어. 아무도 믿지 않았고 몰두하고 몰입할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 같아. 좋아하는 연예인, 좋아하는 사람, 새로운 세계, 인터넷 속 인간관계, 그리고 그림. 분명 그렇게 뭐든 사랑하려 하며 나로써 해내야만 하는 역할들을 해내기 위해 숨차게 달렸던 것 같은데, 허무하리만치 아무것도 남아있질 않은 기분이야. 또 그때 내 곁에 아무도 없었으니 앞으로도 아무도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도 자주 들어. 서툰 착함이 아픔도 슬픔도 치미는 분노와 수치심도 모두 혼자 머금고 침묵하면 아무도 불행해지지 않을 거라 생각해 내가 날 혼자 두었지. 그랬었지. 나도 오늘 내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어서 소리를 지르고 울고 그랬어. 그래 지금은 차라리 투정이라도 부릴 수 있지 그땐 그걸 왜 다 그렇게 삼키기만 했냐고 물어. 퍼렇게 멍든 마음이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도 잘 아물어지지 않더라. 고생했다, 참 수고 많았다. 누가 너의 아픔을 다 알겠니.


아주 어리고 작아 안쓰럽지도 않으며 아주 커서 씩씩하고 믿음직스럽지도 못했던 아이야. 아무도 너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슬퍼하지 않아도 되는것은, 지금의 내가 종일 너에 대해 생각하고 너를 사랑하여 누구보다 힘겹고 아프도록 애쓰고 있기 때문이야. 그 몫을 온전히 감당해야려 네가 나이기에 나에게도 마찬가지로 아픈 기억들을 굳이 굳이 헤집고 있어. 아직도 이유를 알 수 없는, 마치 닥쳐온 사고 같은 그 시절의 우울이지만, 정답 이거나 해답일 무언갈 꼭 찾아줄 테니까 울어도 되지만 다만 너를 포기하지는 말아 줘. 앞으로의 너의 삶은 네가 꿈꿔왔던 것보다 더 찬란하게 빛날 수 있으니까 남은 시간을 나도 나눠 쓸 수 있게 허락해 주라.


이제는 네가 외치는 소리가 조금씩 뜨문뜨문 들려와. 네 입모양을 귀신같이 읽어 알아채고 소릴 내지 못하는 너라도, 내가 널 그렇게 알아보고 널 도울게.


사랑을 빌어.










From.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