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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l 15. 2024

베트남 인건비를 생각하며

사람이 제일 관리하기 쉬운 대상이라서...

 조그마한 식당에 매니저 1명, 아르바이트 2명, 주방장 1명, 아르바이트 2명이 근무를 하고 있다. 


 나를 아껴주는 형님과 고객분들 중에 내게 직원 너무 많다고 줄이라고 하는 분들이 종종 있었다. 하기야 한국에서 식당에 주인이 요리하고 직원 1~2명으로 운영하는 곳도 많을 것이다. 심지어 혼자서 운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바쁠 때야 직원들이 헐레벌떡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왜 음식이 늦게 나오는지 서빙이 서툰 지를 생각하다가도 피크타임이 지나면 쪼그려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나도 속이 상한다. 손님들이 몰려와 테이블 서빙을 돕다 보면, 주류나 음료 또는 식재료가 부족해서 달려 나가 구해오는 것이 내 몫이다.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고객이 없고 여유로운 시간에 식재료, 음료 등을 파악하고 준비하고, 매장을 청소하는 것이 정상인데 내가 하지 않으면, 시키지 않으면 쉬는 게 일이다. 내가 없기라도 하면 식재료가 떨어져도 그냥 있다가 고객에게 원재료가 떨어져서 지금 그 메뉴를 제공할 수 없다고 하고 그냥 끝이다. 

 '주인이 필요하면 사 오라고 시키던지 아니면 지가 알아서 사 오겠지...'

 매니저와 주방장이야 물론 나름 살펴보고 관리한다고 하지만 내 눈에 차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것을 보고 나를 아껴 주시는 형님이나 고객들이 하시는 말씀이리라.

 "직원들이 쓸데없이 너무 많다. 저렇게 놀고 앉아 있는 것 보라"라고. 


 이익이 제대로 안 나는데 애들 챙겨준다고 떠안고 있는 것은 문제 맞다. 하지만 손님들이 몰려올 때 주방에 직원이 없어 요리가 늦어지고, 테이블 회전이 늦어진다면 생각해 볼 일이다. '장사를 잘하자고, 고객들 많이 오게 해서 돈을 벌어보자고 하는 것인데...'

 

 그렇다고 아르바이트를 내 맘대로 시간을 쪼개서 배정할 수도 없다. "2시간만 고객이 몰리니 너는 2시간만 일해라"라고 하면 누가 일을 하겠는가! 자기가 2시간 밖에 시간이 없어서 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베트남의 최저 시급은 시간당 1 급지의 경우 25,000 vnd이다. 약 1,300원/시간당이다. 이렇다 할 기술을 갖고 있거나 대학을 다니면서 용돈벌이를 하는 것도 아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생활비를 위해서, 가족 부양을 위해 일을 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대부분이다. 

최저임금의 폐해 (brunch.co.kr)


 한국의 내년도 최저 시급이 10,030원/시간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약 8배에 해당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 아르바이트생들에게 한국에서처럼 8배의 일을 하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방법은 식당이 잘 되게 만들어서 매출을 늘리는 수이다.


 얼마 전 인건비 때문에 베트남 북쪽 지역으로 공장을 옮기려 준비하고 있다는 지인 이야기를 적은 바 있다. 직원이 많을 때야 금액이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니 그것을 고려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 수 있겠다. 

 공장 이전이나 설비 추가 등은 투자이니 어쩔 수 없고, 현지인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빠르고 현명한 생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

 그렇다 해도 본질을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이 편하지 않다. 왜 자본의 논리에 밀려 같은 노동을 하면서도 이렇게 큰 차별을 받으면서 임금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한국의 딸아이가 한 달에 몇 백만 원의 비용을 들이면서 생활을 하면서도 내게 용돈을 달라고 투정을 할 때 베트남 직원들이 한 달을 Full로 근무해서 받는 월급이 내 일주일 용돈이라고 말을 하며 혼을 낸 적이 있었다. 그 아이는 그 이후로 용돈 얘기를 줄이기는 했지만 마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이 그런 것을 어찌하겠는가! 그런 세상인데....

 베트남 아르바이트들이 '내가 한국식당에서 한국 사람들의 1/8 시급을 받으니 그렇게 일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저 지금의 베트남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생각해 봐도 방법은 식당이 잘 되게 만들어서 매출을 늘리는 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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