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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Oct 02. 2020

종이접기

끝없는 마음

오늘도 나는 너에게 이 마음을 접어 보낸다.
모두 펼쳐보이기에 내 마음이 너무나도 커서

종이접기 하듯이 반듯하게 접어 너에게 날려보낸다.

이렇게나 조그마한 마음을 보내는데도,

너는 그것을 펼쳐보기라도 했나보다.


가끔 건네주는 너의 마음도,

나처럼 이렇게 반듯이 접어 보낸 것일거라 생각하면

또 내 마음은 잔뜩 부풀어오른다.


내 가수 D는 영원과 유한함에 대해 자주 노래한다. 유독 D의 음악을 곱씹는 이유도 이 점 때문이리라 확신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무한한 사랑에 대한 노래는 내 최애곡 중 하나이다.

내가 종종 그에게 건네는 '하트모양의 종이'는 그 모양이 다인줄 알았는데, 펼쳐보니 더 큰 마음이 있었다. 얼마나 더 큰지 가늠이 안될만큼.


어느 날에는 꼬깃꼬깃 접어두었던 마음이 펑하고 펼쳐져 주체할 수 없을 때도 있었다. '좋아 죽겠다라는 표현을 이런 때에 쓰는가보다.'싶었다. 그럴 때에 글을 썼다. 그가 음악으로 사랑을 그리듯이, 나는 글로써 사랑을 이야기하고, 그림으로서 마음을 칠했다.

분명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있다고 들었는데, 내가 그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쩌면 사랑이 아닌가보다. 그가 벅차다고 느낄만큼 무한한 응원을 쏟아부어주고 싶을 때가 많다. 자신의 철학과 마음이 담긴 노래를 불러줄 때. 콘서트에서 팬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양팔을 펼쳐, 그 순간들을 가득 담으려 할 때. 전하고 싶은 마음을 시로 표현할 때. 겁쟁이였던 자신에 대해 터놓을 때.


그가 가진 어여쁨이 너무나도 넘쳐흘러 사랑으로 가득찰 때, 그게 내 사랑의 최대치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였다. 그의 노래 가사처럼, 끝인듯 했지만 더 커지게 하는 힘이 그에게는 있었다. 나는 그의 음악과 가사와 목소리와, 그가 하고자하는 예술을 언제까지고 지켜보고 싶다.



그래서 나는 또 써내려간다. 그에 대한 마음을.

밤하늘에 있는 나의 별을 바라보며 

꼭꼭 접은 마음들을 모아 재잘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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