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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May 01. 2020

먼 길 떠난 전우에게 보낸 편지

멀리 떠나는 길 곁에서 배웅하지 못해 미안하네

따르릉! 따르릉!
조금 전에 통화했던 000입니다.
마치 00군을 만난 것처럼 반가웠습니다.
친구 000군으로부터 부고를 듣고   저녁에 00군을 추억하며 적었던 글입니다.
(부고를 듣고 편지를 전하기 위해서 먼 길 떠난 전우의 형님과의 통화했던 내용이다)



25년 전 사단 무장 구보 대회 3회 출전으로 해병의 진가를 보여 준 자랑스러운 나의 전우,

전역 후에는  잊을만하면 어김없이 찾아와 고무보트를 둘러메고 도구 해안을 누비던 시절을 회상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던 고마운 나의 친구,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구호를 현역과 예비역의 삶을 통해 보여 주었던 우리의 형제 000 해병,

그가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였고 어제 장례를 치렀다는 소식을 오늘에야 듣게 되었다.


우리가 청춘을 함께 보낸 제00 해병대대 0중대 0소대를 방문했던 6년 전의 기억이 군과의 마지막 추억이 될 줄이야!


군이 떠나고 난 후 소식을 접한 무심한 소대장이 되어 미안하네.

멀리 떠나는 길 곁에서 배웅하지 못해 미안하네.

조만간 전우들과 속초로 달려갈 테니 너무 외로워하지는 말게.

군이 십수 년 전에 선물로 보내 준  얼룩무늬 고어텍스가 매년 겨울이면 내 등을 따뜻하게 해 주었는데, 올 겨울은 등이 많이 시릴 듯하네.



이 편지는 작가가 2013년 10월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옛 전우를 추억하며 그 당시에 쓴 편지입니다.
전우의 부고를 뒤늦게 접한 후, 그의 형님께 이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 형님께서 어느 해병대 전우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 글을 게재하여 오늘까지 남아 있습니다.



문득 사랑했던 나의 전우, 나의 친구, 우리의 형제였던 000 해병이 생각나서

인터넷에 올려진 글을 검색하여 다시 게재합니다.

Rest in Peace! My b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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