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쥬 화장 가방을 손에 넣은 복동이는 어쩐지 며칠이 지나고 나서야 핑크색 펄 매니큐어를 손톱에 발라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아가의 어깨를 감싸 안고 작고 부드러운 머리통에 턱을 댄 채로 후후 매니큐어가 마르도록 복동이의 손톱에 입바람을 불었다.
그 밤, 곤히 잠든 복동이의 얼굴, 반짝거리는 작은 손톱들을 번갈아 본다. 애정과 감탄의 마음으로 보고 또 본다.
잠든 딸의 얼굴은 그 자체로 더할 나위 없이 풍요로워서 어떤 상념도 끼어들지 못한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이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