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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망 Aug 29. 2019

누구나 마음 속에 모험 하나쯤은 있잖아요?

인생 최초로 무모함을 안고 떠난 여정

 독일에 왔다.


 거창한 것을 찾으러 온 건 아니다. 잘 먹고 잘 살려고 온 것도 아니다. 애석하게도 그러려면 아직 멀었다. 그냥 오고 싶어서 와 봤다. 음, 그래도 이유를 설명할 수는 있다. 다만 모든 것의 시작은 '오고 싶다'는 생각이었다는 말이다. 

 독일에서 생활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막연히 가진 건 몇 년 전 독일에서 교환학생을 할 때였다. 1년이라는 제한된 기간 동안 같이 온 친한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니 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에서 독일생활 1년은 필요 이상으로 매력적인 시간으로 남아버린 것이다. 그때 독일 대학교의 복지와 학생들의 생활을 보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 나라에서 공부를 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현실로 100퍼센트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사실 나는 어떤 학교에서도 아직 자리를 찾지 못했다. 어떤 학교에 갈 지 모르겠다는 게 더 맞는 말일 것이다. 그렇지만 독일에서 공부를 더 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이왕 나올 거 빨리 와서 어학공부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에 후루룩 준비를 끝내고 나와 버렸다. 사고 친 거다.


 입국은 무비자, 입학허가서는커녕 입학지원서도 없이 입국한 이 나라에서 나의 자리를 찾아가는 여정은 힘든 길이 될 것 같다. 실패하면 한국 가지 뭐, 하는 - 겉으로만 쿨내 풀풀 나는 그런 - 마음으로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몫을 해 내고 싶으니까. 해 내야 하니까.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 대충 지낼 여유도 없다. 즐겁게 지내고 치열하게 준비해서 원하는 바를 이루어내야 하는 일만이 남았을 뿐이다. 반오십 인생, 오십까지 무모하게 살아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덜컥 떠나온 타지에서 나는 오늘도 외로움을 친구삼아 글로나마 내 존재를 기록해 본다. 


 2018년 10월 10일, 어떤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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