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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고운 Apr 24. 2020

비언어로 통하는 1인 미디어 세상

스타 라이브를 통해 엿보는 비언어적 소통의 힘!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알~아"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초코파이 과자 CM 송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회자되곤 한다.  그만큼 '소리가 없이 강한 말',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은 우리 일상 소통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도 하고, 어쩌면 언어 보다도 더 매력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셀럽들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 말없이 건네는 눈빛, 마스크로도 가려지지 않는 빛나는 외모에 팬심은 코로나 19의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뜨겁다. 눈길 한 번이면 갈길을 잃고서 콘크리트처럼 굳어버리는 마법. 오늘도 방탄소년단의 비언어는 랜선을 타고 내 눈앞에 다가선다. 핫하다는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무언의 뜨거움으로...  



말 한마디 없이 눈 앞에 나타나는 것 자체가 마케팅 콘텐츠가 되는 유명 인플루언서의 세계, 

예전보다 더욱 강력해진, 요즘 사람들의 비언어 소통!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어느 정도 일까?

우리가 펼치는 커뮤니케이션 중에서도 언어가 아닌 영역, 보이는 차원에서의 전달 방식 '비언어'는 생각 이상으로 큰 힘을 발휘한다.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논의한 사르 티에(Chartier)는 언어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첫째, 언어적으로 적절한 표현 요소가 부족할 때, 비언어적 요소가 대신 본래 의미를 증폭시킬 수 있다. 둘째,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요소는 언어적 요소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셋째, 겉으로 드러나는 외양적 매무새 등의 요소로써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 넷째, 느낌이나 심리적으로 얻는 감정은 언어보다 비언어적 요인에 의해 더욱 정확히 전달된다.


다섯째, 사람 간의 관계에서 비언어적 요인을 통해 더욱 친밀한 효과가 생성된다. 여섯째, 비언어로써 의미의 진정성을 전달하게 되며, 비언어적 행위는 화자 스스로의 의식적 통제가 어렵다. 일곱째, 언어보다 비 언어의 잠재 가치가 더욱 높고, 시각적 효과는 청각적 효과보다 더욱 신속하다. 여덟째, 사람은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비언어는 언어적 표현이 불가능한 의미의 전달도 가능하다.


즉, 사르티에의 주장에 따르면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은 언어보다도 더 많은 뜻을 담을 수 있고,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방법으로 의미를 표현하며 보다 진실하거나 섬세한 정서까지도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특성을 가진다는 것.


굳이 학술적인 차원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일상 속에서 좋아하는 이성과의 '썸'을 통해, 혹은 하트 시그널과 같은 TV 프로그램 속 남녀 관찰하면서 비언어의 힘과 매력을 직.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비단 심쿵한 '썸'이 아니라 '쌈'에서도 마찬가지다. "말투가 좀 거시 기허네~",  "왜 그렇게 기분 나쁜 눈으로 쳐다보는데?"... 비언어는 관계 악화를 급속도로 부추기기도 하고, 오해를 낳는 데 있어선 특히 거시기한 녀석이 되고야 만다.







아이돌 가수에게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이란?

I’m like TT

Just like TT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나야 나!



노랫말에 찰떡처럼 걸맞은 비언어적 안무는 K-POP 아이돌 음악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렸다. 트와이스의 귀여운 안무를 따라 하다가 문득 많이 신나고, 워너원의 안무를 따라 하다가 은근 자존감까지 높아지는 느낌은 바로 상징적 몸짓이 가지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돌 가수들의 비언어적 매력은 무대를 벗어나서도 그칠 줄을 모른다. 일상을 공유하는 SNS뿐만 아니라, 라이브 방송을 펼치는 1인 미디어 상의 접점은 그야말로 비언어 파티가 벌어지는 공간. 대중과 자주 소통하는 아이돌 연예인의 경우, 본래 넘치는 끼를 제외하고서라도 팬덤과 대중과의 소통 지수를 올리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태도로 말하고 행동하는 경우를 자주 관찰할 수 있다.  


이렇듯 소통 효용을 위해서는 관계적 커뮤니케이션, 즉 ‘수용자를 적극 고려하여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모습'이 필요한데, 이때 언어보다도 필요한 소통 역량이 바로 비언어적인 측면들이다. 아이돌 가수들의 표현은 대부분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의 4 가지 구성 요소 '신체언어, 의사 언어, 공간 언어, 신체적 외양'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더불어 표현적 효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요소들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은 대중의 심리적 만족도에 긍정의 영향을 미치는 데 이어 나아가 퍼스널 브랜드를 형성하기도 한다. 전설의 스티브 잡스가 비주얼 프레젠테이션 퍼포먼스를 통해 아이폰 팬덤을 불러일으킨 것처럼 말이다.



"나의 중심은 너야..." 수용자 중심의 관계적 신체언어

비언어적 요소는 언어로써 전달하기 어려운 심리적이며 내적인 상태, 감정을 표현하는 중요한 부분을 담당한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비언어가 언어적인 내용보다 상대방에게 더욱 진실된 마음을 전달하고 신뢰를 얻는 데에 더욱 많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따라서 신체적 움직임을 활용하여 의사를 표현하는 비언어적 요소는 화자의 정확한 느낌과 의도를 전하는데 활용된다. 이는 상대방과의 관계적 상호작용 속에서 더 큰 영향으로 다가서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관계지향적 소통이 이루어지는 1인 미디어에서의 신체언어는 언어적 요소에 힘을 싣기 위한 보조적 수단이 아니라, 수용자와의 소통에 있어서 결정적 요소로서 작용한다. '말잇못...'이란 신조어처럼 가령 불완전 문장을 구사하거나 언어적인 구사 대신 신체 움직임을 사용하는 형태로 소통하는 등의 특징적 상황에서 이러한 부분을 엿볼 수 있다. 아이돌의 손하트 하나, 숨소리, ASMR 먹방에 반응하고 설레는 팬들. 정통 방송에서와 달리 1인 미디어 상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얼마나 신체언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느냐의 문제로도 소통의 질이 결정되곤 한다.


'관계적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1인 미디어 상의 신체언어의 예로는 대화 내용에 따라 소통하기 위해 렌즈를 응시하는 시선이 대표적이다. 대화 상에서 리액션(reaction) 하기 위해 부각하는 극적인 표정 연출, 수용자의 의사에 따라 반응하는 몸짓 등이 이에 포함되는데, 특히 상반신 위주로 촬영되는 라이브 방송 상에서 시선과 몸짓 등의 신체언어는 이용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브라운(Brown)의 연구에 의하면 적절한 시선 응시는(Eye contact)은 진실성, 감정이입 정도를 표현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렌즈를 깊이 응시하는 형태로서의 시선 또한 실제 소통 상황에서와 마찬가지로 진실된 의사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신호로서 수용자에게 전달되어 관계적 유대감을 갖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얼굴 표정은 다양한 내면적 상태를 나타내는데, 심리학자 에크만(Ekman)은 화자의 미묘한 감정, 심리의 결과로 얼굴 표정이 형상화된다고 하였다. 이처럼 얼굴 표정은 의사소통에 있어 중추를 담당하는 비언어적 요소이며 언어에 힘을 싣고, 의미를 보다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특성을 갖는다.


네이버 VLIVE, 유튜브 등을 통해 보는 아이돌 가수들의 얼굴 표정도 마찬가지로 보는 이들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인 미디어 방송은 상반신과 얼굴이 클로즈업되어 전달되는 경향이 있어 표정 하나가 더욱 큰 의미를 낳는다. 표정은 때때로 언어를 대신한 상징적 기호로 쓰임을 가지는데, 예를 들어 입과 눈을 크게 개방형으로 표현하는 것은 놀라움을, 윙크를 하거나 입술을 내미는 행위,  엄지를 추켜올리는 손짓 등은 상대에 대한 친애를 뜻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


특히 요즘 대세를 이루는 스트리밍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라이브 방송의 상황에서는 이용자들의 감정과 생각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공감형 비언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V LIVE 방송에서는 팬들과의 친교 및 정서를 표현하는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이 소통 가운데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상호 관계적인 상황에서 비롯된 상대방을 고려한 신체적 움직임이 일어나며, 보다 적극적인 의사소통 행위들을 살펴볼 수가 있다.



"Hey, 모두들 안녕! 내가 누군지 아니? " 자기표현의 신체 외양

SNS 1인 미디어가 소통의 대세 채널로 활용되면서 아이돌과 같은 유명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기표현에 더욱 적극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Collett에 의하면 1인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정보 노출 통제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가거나, 이를 통해 타인에게 호의적 인상을 주는 인상관리(impression management)도 가능하다. 비단 기업과 브랜드뿐만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도 셀프 브랜딩에 익숙해진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자기표현의 사전적 용어 의미는 확신을 가지고 기술적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자신의 생활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을 뜻한다.  또한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자아를 인식하고 관계에 보다 적절한 형태로써 자기를 표현하는 개념을 말한다.  


1인 미디어를 통한 자기 노출은 타인과의 친밀도를 높이거나 상호 관계를 확장시키기도 하며, 타인에게 호의적 인상을 주는가 하면, 때로는 자신의 이상적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선택적 노출을 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소셜 개념의 미디어는 사용자 스스로가 팔로워들과의 관계를 위해, 혹은 원하는 사회적 이미지로의 브랜딩을 위해 정보 노출을 통제하는 것이 특징인 공간. 즉, 1인 미디어에서는 스스로를 어떻게 보여주느냐 하는 연출의 관점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이 반영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팔로워의 호의적인 반응을 위해 상대 맞춤형 표현을 고민하게 되는 매체적 성격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1인 미디어의 트렌드가 텍스트보다는 이미지와 영상 정보 중심 소통으로 집중되면서 사용자들은 이미지 노출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인 미디어 상에서는 텍스트 없이 외양 이미지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주고받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개인의 패션, 일상적 외양을 연출하며 자기를 표현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아이돌 연예인들의 경우, 1인 미디어 방송 상에서는 대중과의 관계를 고려한 일상형 '자연인 복장'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며, 연예기획사 차원에서도 신인의 브랜딩을 위해 친근하면서도 긍정적인 외양을 나타내기 위한 스타일링 장치를 두기도 해서 흥미롭다. 어쩌면 용기를 내야하는 건 여배우들일지도 모르겠다. 팔로워들은 보다 자연스러운 그녀들의 잠옷과 민낯을 보고 싶어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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