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콘텐츠가 몰입을 이끌어내는 스피치 스타일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라는 문구를 떠올리면 많은 작업과 정보가 동시에 처리되는 모습이 오버랩되곤 한다. 커다란 전화기를 어깨에 끼고 키보드를 토닥이는 모습은 꽤 과거형, 스마트폰을 통해 여러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넘나드는 바쁜 손가락은 요즘형이 아닐까 싶다.
문명과 기술의 고도화 덕분일까 이렇듯 ‘멀티태스킹’한 모습이 이제는 당연함과 익숙함으로 다가온다.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용무를 병행하거나 해결하고 싶은 요구가 높아지면서, 콘텐츠들 또한 그에 맞게 기획되어 유통. 소비되는 모습이다. 지루하거나 엉성한 콘텐츠를 접한 사람들은 ‘바빠 죽겠는데, 이걸 언제 다 보고 앉아있어?’, ‘재미라도 있으면 몰라.’등등의 생각에 손가락이 엑스 혹은 skip을 향하고야 만다.
무엇으로든 일단 바쁜 요즘 사람들, 그리고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전략은 특히 흥미롭게 느껴지곤 한다. 일단 첫 장면부터 힙하거나 강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영상의 구성이나 연출, 편집 등을 통해 유저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 때문에 흥미를 끄는 미리 보기, 아이스브레이킹, 빠른 흐름의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콘텐츠 내용을 구상하거나 이를 통한 스피치를 앞두고 있다면 가장 먼저 세 가지의 싸한(?) 질문을 해결해 보자.
“이게 뭔데?”
콘텐츠나 스피치는 처음의 몇 초가 매우 중요하다. 초두효과(첫인상 효과)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이야기의 처음이 어떻게 소개되느냐에 따라 상대방의 인상과 관심을 크게 좌우할 수 있기 때문.
"The Dark Knight" (2008) 영화에서 조커는 초두효과를 통해 강력한 첫인상을 남긴 인물로서 자주 회자된다. 뒤죽박죽인 머리카락과 어색한 화장, 미소와 함께 등장하며 살인적인 기운을 발산하는데, 이렇듯 강렬한 첫인상은 조커의 캐릭터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기 충분하다. 실제로 그의 행동과 대사는 영화를 자꾸만 언급하게 되는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애플(Apple)의 제품 발표 행사에서 몇 가지 유명한 오프닝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스타 CEO로서의 명성을 드높였다.
2007년 iPhone을 공개하기 위해 Macworld Conference & Expo 무대에 등장한 그는 "세 가지 기기를 하나로 합친다"라는 문구와 함께 iPhone을 소개하며 관객들에게 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전에는 다양한 전화와 음악 플레이어를 따로 사용해야 했던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이 행사는 기술 산업의 역사뿐만 아니라, CEO 프레젠테이션의 계보에서도 혁명적인 순간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니까 시작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강력한 훅(Hook)을 사용하여 관심을 끄는 방법은 클래식처럼 쓰여 왔고, 요즘 콘텐츠에선 더욱 유효한 방식으로 통한다. 이 부분이 성공하면 시청자는 "skip" 버튼을 누르지 않고 콘텐츠를 계속 시청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왜 봐야 하는데?”
콘텐츠의 가치를 강조하자. 시청자에게 콘텐츠가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명쾌하게 전달해야 한다. 이 콘텐츠를 시청하면 어떤 정보, 어떤 즐거움, 또는 어떤 해결책을 얻을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이야기하면 된다. 이때 기억하기 쉽거나 익숙한 키워드로 전달할수록 효과는 높아진다.
유명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Simon Sinek은 "Golden Circle"라는 개념을 설명하는 스피치로 유명하다. 그는 "왜(Why)"를 먼저 고려하고 "어떻게(How)"와 "무엇(What)"을 나중에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왜 특정 브랜드나 조직이 다른 것보다 뛰어나고 효과적인지를 설명하며, 요즘의 콘텐츠 역시 마찬가지로 "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우선 해결해 주는 방식으로써 응용할 수 있다. 이 개념은 많은 기업과 마케터에게 영감을 주고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래서?”
콘텐츠가 느리게 진행되거나 지루할 경우 시청자의 관심을 잃을 수 있다. 흐름을 끊지 않고 정보나 스토리를 연결하여 시청자가 계속해서 관심을 느끼도록 유지하는 방법을 연구하자.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에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동시에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있어야 한다. ‘재미’까지는 아니더라도 흥미적인 부분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어쨌거나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요즘 시청자는 정보와 즐거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마무리는 더욱 중요하다. 콘텐츠 내용이나 스피치를 효과적으로 마무리하는 방법은 관객의 흥미를 유지하고 콘텐츠를 공유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대표적인 몇 가지 방법으로써 마무리하면 효과적이다.
-미리 보기 및 다음 이야기 암시 : 다음 영상이나 주제를 미리 보여주고, 다음 콘텐츠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암시를 추가한다.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다음 콘텐츠를 기대하게 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퀴즈, 이벤트 참여, 투표의 방식 :영상의 끝에서 관객에게 퀴즈나 투표를 제공하여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 시청자나 관객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며, 이후에도 계속해서 관여하게 만드는 기제로 작용한다.
-감동 메시지와 이야기 : 마음속 감흥을 일으키는 이야기나 메시지로 마무리하며, 감동을 주고 관객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남긴다. 콘텐츠의 성격에 맞도록 적용하면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써 기억에 남도록 만들며, 주변과 공유하고 싶은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