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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엠 저리킴 Oct 13. 2024

[본격 홀덤 소설] 파이널 테이블 #13

#13. 한 여름 밤의 꿈

총 상금 600만 USD 우승 상금 200만 USD를 놓고 펼치는 홀덤 신들의 전쟁은 초반부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직전에 민섭이 진혁에게 패하며 탈락한 가운데 8명의 선수들은 더욱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직 초반전임에도 불구하고 각 선수들이 보유하고 있는 칩의 숫자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진혁이 미국인 Mark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영훈은 6위에 랭크되어 있고, 캐나다의 Luise가 가장 숏스택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영훈은 다시 한번 자신의 패를 확인했다. 그러자 멈춰 있던 가슴이 살짝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벌써 몇 판째인지 모르게 블라인드만 축내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첫 국제대회에 그것도 파이널 테이블까지 오게 될 줄은 정말 몰랐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주눅이 들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최대한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었기에 영훈은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600,000"


UTG인 영훈이 약 5BB로 힘차게 오픈을 하자 미들포지션(MP)인 진혁이 콜을 받았고, 로우잭(LJ) 폴드, 하이잭(HJ)폴드, 컷오프(CO)인 Ben은 고민 끝에 콜, 버튼(BT) 폴드, 스몰블라인드(SB) 폴드, 빅블라인드(BB)도 머리를 쥐어뜯으며 결국 폴드를 했다. 영훈, 진혁, Ben 3-way 상황.



10 트리플이 완성되자 영훈은 마음속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프리플랍에 팟을 키워놓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더블배럴(1,200,000)로 베팅을 이어나갔다. 남은 2명 중 1명만이라도 따라올 수 있게 베팅을 크게 키우지는 않았다. 이번 판을 가져오게 되면 영훈도 선두 그룹으로 올라갈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훈의 예상과는 달리 진혁과 Ben 둘 모두 고민 없이 콜을 받았고, 이어 턴 카드가 바닥에 깔렸다.



영훈은 갑자기 얼굴에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플랍에 클로버가 2장 깔린 상태에서 고민도 없이 콜을 받은 진혁과 Ben 중 최소 한 명 이상 클로버를 2장 들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턴에서 가장 우려했던 클로버가 나오니 영훈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이다. 영훈은 일단 최소 한 명은 플러쉬가 메이드 되었다고 생각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첵을 외쳤다. 그러자 진혁이 바로 "2,500,000"를 외쳤고, Ben도 한 10초 정도 고민 후 콜을 외쳤다. 영훈은 마지막 리버에서 날개를 달아 풀하우스가 되어 역전하겠다는 마음으로 우선 콜로 조심스레 따라갔다. 



영훈의 기대와는 달리 바닥에 블랭크 카드가 떨어지면서 10 트리플로 끝나고 말았다. 이대로라면 영훈의 필패가 분명해 보였다. 망설일 필요도 없이 일단 영훈은 check를 외쳤고, 진혁은 바로 "4,500,000"로 베팅을 이어나갔고, Ben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모든 칩을 쓸어 넣으며 "All-in"을 외쳤다. Ben의 갑작스런 올인 3-bet에 장내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영훈은 자신의 카드를 다시 보며 씁쓸한 마음으로 폴드를 외쳤다. 


이제 모두의 시선은 진혁에게 쏠렸다. 과연 진혁이 블러핑을 한 것인지, 아닌지 표정만 봐서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드디어 진혁의 손이 움직였고 진혁은 칩을 모두 밀어 넣으며 '올인 콜'을 외쳤다. 딜러는 마지막에 리레이즈 한 Ben에게 'Card Open'을 외쳤고, Ben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A♣︎J♣︎ 두장을 던졌다. 장내에 탄성이 터져 나왔다. Ben은 A♣︎를 들고 있어서 자신 있게 올인을 외쳤던 것이었다. 다음으로 진혁이 패를 오픈하자 2~3초의 정적이 흐른 뒤 관객들은 엄청난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진혁이 오픈한 카드는 10♠︎9♦︎로 플랍에서 이미 한방 풀하우스가 메이드 된 상태였던 것이다. Ben은 초반 레이스를 주도하던 영훈이 급격히 꼬리를 내리자 10 트리플에서 멈춘 것으로 판단을 했고, 진혁은 자신과 같은 플러쉬로 보았기 때문에 A♣︎를 들고 있는 자신이 무조건 이긴 게임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단 하나의 가능성인 10 한 장이 설마 나오겠냐는 안일한 승부가 자신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그렇게 명승부가 끝이 나고 Ben은 진혁과 악수를 나누며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으며 환한 미소로 퇴장을 했다. 이번 게임으로 진혁은 민섭에 이어 Ben의 칩까지 흡수하며 압도적 칩리더로 등극을 하게 되었다. 환호하는 관객들과 여전히 무표정한 진혁, 그리고 그런 그를 부러움과 질투의 눈으로 바라 보고 있는 영훈의 모습이 나란히 카메라에 잡혔다.


to be continued... (14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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