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그리고 키보드의 향연
시인들은 비밀을 품고 산다. 시인은 해석의 달인이며 재구성의 창조자다. 때로는 세상을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절망의 그늘을 희망의 빛으로 바꿀 수 있는 자들, 시인의 이해와 배려는 문자적 의미로 이해할 수 없다. 모든 감각이 살아있는 자들은 주변을 그대로 지나치는 법이 없다. 아름다움을 만들고 싶어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낮과 밤의 구별 없이, 추방된 고통과 쓸쓸함이 섞인 광활한 자유로움을 안가 누군가가 떠올렸을 법한 생각에 젖어 미래와 과거의 문을 넘나든다.
황홀함과 찬란함은 눈을 가릴 뿐 아무 것도 가져다 주지 않는다. 해답의 문은 열려있기 보다 닫혀있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열고 나면 아무 것도 없었다. 마주하고 나서 떠오르는 것, 놓친 것을 뒤늦게 후회하고 돌아보면 사라지고 없는 것, 보이지 않는 눈물에 젖은 하늘과 땅을 바라보는 게 유일한 낙이 되어버린 삶을 타고난 것인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새롭게 떠났다. 시인들의 고통이란 게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는 마음의 목소리는 작게만 들리지 않았다.
채울 수 있는 그 무엇도 필요 없었다. 지금의 시공간, 현실의 도피가 우선이 되어버린 모습을 동경하는 시선이 보편적으로 바뀐 이곳을 천국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는 익숙한 것이 보이지 않았다. 중심이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한다. 사라진 것을 찾기엔 너무도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시는 언제나 살아 있다. 추상적인 언어로 몸부림치며 표현의 자유를 보란듯이 펼쳐 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그 에너지. 소리없이 살아 숨쉬는 필체가 존재하는 이상 시인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소중하고 뜻깊은 장면으로 남기는 사람들의 선넘는 자유로움이 잠자고 있는 자유와 동심을 깨우고 새로운 시야를 보여줄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