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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길을 찾아보자-15] 시간

과거를 탐독하여 현재를 살아가기

by BeWrite Mar 3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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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의 나 그리고 8년 후의 나

이 글은 8년 전에 작성한 일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2017. 03. 26 ==

인생은 짧고 추악하다. 시간은 번개처럼 흘러간다. 어느 순간부터 인생이 되게 짧고 부질없다고 말하는 사람의 말을 공감하기 시작했다. 인간은 정말 간사하다. 자기가 편안하다 싶으면 스스로 편안함에 젖어 즐거움을 숭고한 것으로 본다. 인생은 평가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넘치고 넘친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의 존엄성에 대해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어찌보면 의존하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근데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원래 한 번 들어간 곳을 다시 나오지 않고 버티는 게 인간의 본성이 아닌가? 불안함은 안정을 뿌리로 삼아 버티고 있는데 빠져 나오거나 제 발로 걸어 나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정말 시간이 많지 않다. 근데 게을러 터진 내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사는 것 같아 너무나도 겁이 난다. 행복한 생활을 하기 위해 살아간다? 가끔은 그게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고통을 경험하기 싫다는 얘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두 다리 뻗은 채로 잠을 자고 맛있는 음식들을 왕창 먹을 수 있는 삶이 과연 제대로 된 삶인지 참 궁금할 따름이다. 사도 바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누구에게나 다 빚진 자라 외쳤던 그의 목소리가 내 귓속에 들려오기 시작한다. 더 이상 빚지지 말라고 소리치는 듯이 그 음성에 순응하기 시작한다.




대충 살면 안 된다. 대충 살면 언젠가는 망한다. 하지만 살다 보니 대충 살게 되는 삶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대충 살고 싶지 않다. 시간 때우기 식으로 놀고 먹고 자는 삶을 영위하고 싶지 않다. 대충 공부하면 나중에 고생을 해야 한다. 대충 연애를 하면 호감을 얻기 힘들다. 게다가 배려와 존중하는 태도마저 가볍게 여길 수 있다. 의미 없는 시간만 계속 보낸다면 결국 시간은 내 편이 아닌 타인의 편이 될 뿐이다. 세상은 너무도 할 일이 많은 곳이다. 절대 시간 때우기 식으로 보내서는 안 된다.



== 2025. 03. 31 ==

오늘 글을 보니 참으로 많은 반성을 해야겠다.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시간을 낭비했던 순간을 돌이켜보면 머리가 다 무거워진다. 왜 그랬을까? 왜 나는 시간을 낭비했고 한탄과 후회, 한숨만 내쉬며 포기를 선택한 순간들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나? 내 능력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삶에 대한 책임감이 없어서일까? 과거를 돌아보며 작성하는 백지 위의 글들이 오늘만큼은 내 가슴을 찌르는 것만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8년 전 내가 작성한 글과 마주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나날이 더 밝아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적인 기대감을 느꼈다. 8년 전의 나는 휴학 후 복학을 한 이후라 주변에 아는 친구들이 없었다.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팀원들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거의 혼자 학교를 다니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그 당시에 학교를 다니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하루를 정성껏 보내고 싶었지만 말과 행동은 따로 놀았다. 그때 알았다.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면서 사는 게 엄청 힘들다는 것을.




그때는 계획을 디테일하게 세우는 방법을 잘 몰랐다. 나중에 취업을 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스스로 일정을 조율하고 업무를 진행하며 역량을 키울 수 있었지만 8년 전 학교 다닐 때만 해도 계획을 세우는 역량에 있어서 만큼은 형편없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착실하게 살아보겠다고 이 행동 저 행동 다했다.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쉽게 만족하지 못했다. 주변에 자기 관리를 잘하고 돈 잘 버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부러웠다. 왜 나는 이 나이가 되도록 자기 삶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까? 무엇 때문일까? 이런 저런 생각들이 피어나기 시작했고 젊은 날의 고민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8년 전에 했던 고민, 지금은 해결됐는가? 음... 굳이 따지자면 절반 정도는 해결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은 예전보다 아는 게 많아졌다. 그리고 작은 변화가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시간날 때마다 틈틈이 알고리즘 공부와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연재하고 있다. 




글은 나에게 있어 회복과도 같다. 글은 나에게 있어 병을 치료하는 행위와 같다. 나는 글을 작성하면서 자기 객관화가 숨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늘 그렇지만 자기 관리란 결국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운동을 하여 몸 관리를 하는 것 이상으로 자기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하여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가는 하루를 지속해야 한다. 노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돈을 벌고 안 벌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열심히 관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들이 생긴다. 그래서 작은 변화가 중요하다. 긍정적인 습관을 하나씩 만들고 나중에는 두 가지 이상의 습관들을 가지게 되면 결과적으로 하루의 일상이 습관들로 채워진다. 요즘 나는 습관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를 10년 계획의 기점으로 잡고 하루하루 긍정적인 습관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하지 않았던 행위를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래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았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뭔가 하나 또는 둘 이상의 긍정적인 습관을 실천하다 보니 삶에 대한 의욕과 성취감이 생겼고 학습된 무기력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나는 틈날 때 독서와 필사를 한다. 헬스를 한지는 2년 반이 넘었다. 무엇보다 개발자로 살아가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알고리즘, CS(Computer Science) 지식, 기술 블로그 운영 등 개발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행위들을 하나하나 습관화하기 시작했다. 양치를 하거나 밥을 먹는 것처럼 하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다고 느낄 만큼 꾸준하게 행하고 또 행했다. 초반에는 정말 힘들었다. 이게 뭐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흥미도 없었고 도대체 이거 해서 뭐가 달라질까 했는데 한 3달 정도 지나니 조금씩 체감하기 시작했다. 아... 결국 3개월이구나 하는 생각에 이제부터라도 작은 변화를 큰 변화로 바꾸기 위해 시간을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익숙함에 젖어서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무기력한 나와 마주하게 된다. 직장을 다니면서 업무 때문에 정신없던 적이 많았는데 쫓기다 보면 내 삶은 자연적으로 업무와 데드라인에 맞춰진다. 매일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내 삶의 전부처럼 느껴지는 날들도 있었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시야가 좁혀질 뿐만 아니라 하늘을 올려다 볼 용기마저 사라진 것마냥 노트북 모니터만 바라보는 시간들이 길어질수록 작은 변화로 큰 변화를 마주하기가 어려워졌다. 그 당시에는 개발자로서 자기계발을 위한 긍정적인 습관들을 형성하기 보다는 업무에만 집중하면 내일을 편하게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명히 다르다. 직장에서의 일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역량을 키워나가기 위한 뭔가를 해야 한다.




건강을 챙겨야 하고, 상식을 잊지 말아야 하고, 자기 분야에 대한 배움을 멈추지 않아야 하고, 한편으로는 여유롭게 휴식을 보낼 수 있는 멘탈이 필요하다. 삶은 진행형이다.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물처럼 흘러간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동일하지만 살아가는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안정감에 젖어 즐거움을 숭고한 것으로 보는 날들을 보냈던 과거를 돌아보면 그때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일탈이 필요하지만 감정으로 인해 일탈을 합리화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과거의 시행착오가 현재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뭔가를 하나하나 행하고 정리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도 좋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돈을 많이 벌면 좋겠지만 사실 돈만을 생각한다면 상처 받을 요소가 많을 게 뻔하다. 결국 시간을 잘 활용하려면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을 만족하면서 긍정적인 습관들을 만들어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말없이 흘러가고 지금도 지나가는 중이다. 세상의 흐름은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빠르게 흘러가지만 자신만의 시간을 잘 확보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작은 변화가 언젠가는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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