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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Jun 29. 2022

웨일즈 보너 아디다스 스니커즈의 열풍 속에서

자메이칸 레게 씬을 생포한 사진가 'Beth Lesser'를 떠올린다.



특정 시대 속 특정 분야를 온몸으로 흡수한 산증인들에 대해서는 무한한 존경심을 품게 된다.


그들의 수고로움은 나 같은 양아치 관찰자들의 몰염치한 갈증을 아무 대가 없이 해소해주기 때문이다.



bethlesser.com/photos




1970년대 후반, 캐나다 토론토 출신의 여성 포토그래퍼 겸 작가 'Beth Lesser'는 '레게 뮤직'에 푹 빠진다. 이후 여세를 몰아 그녀는 그녀의 남편과 함께 자메이카 킹스턴과 미국 뉴욕을 여행하며 레게 씬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사진과 글로 활착한다. 1980년대의 일이다.




bethlesser.com/photos




그렇게 'Beth Lesser'는 그녀가 만난 아티스트의 인터뷰와 몸소 체험한 레게 음악 씬의 변화를 글과 사진으로 엮어 'Reggae Quarterly'라는 독립 잡지를 출간하고, 그녀의 남편은 토론토 지역 방송을 통해 '레게 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캐나다 출신의 두 백인이 흑인 음악에 깊이 빠져 이름 모를 레게 아티스트들과 게토 주민들의 사진을 열심히 찍고 글로 기록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메이카의 아티스트들조차 그들이 그저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단다.




bethlesser.com/photos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녀가 쌓아 올린 레게 아카이브는 자메이카 레게 음악의 하위 장르인 '댄스홀'이나 전설적인 프로듀서 'King Jammy', 연주자 'Augustus Pablo' 등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참고하는 핵심적인 역사 콘텐츠로 활약하게 된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작은 일상일지라도 역사적 순간을 기록하는 일이 결코 '낭비'일 수 없는 이유이다.



bethlesser.com/photos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아마 무언가를 집요하게 파 본 사람은 절대적으로 공감할 문구일 텐데, Beth Lesser의 작업물을 살펴보면 다시 한번 저 위대한 삶의 교훈을 곱씹게도 된다.




bethlesser.com/photos




'Beth Lesser'와 그녀의 남편이 사진기를 들고 자메이카 킹스턴을 돌아다닐 때, 레게 아티스트들과 주민들은 자신감에 넘쳐서 먼저 자기를 찍어달라며 부탁했다고 하는데, 그녀의 사진으로부터 우리가 특별한 감동을 얻는 지점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작품 속 주인공들의 순수함과 열정 그리고 자발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bethlesser.com/photos




아디다스 협업 스니커즈의 유행 덕분인지 지난 2019년 2월에 쓴 '웨일즈 보너' 소개 글이 블로그 조회수를 많이 빨아먹고 있다. 자메이칸 레게 음악 씬을 생포한 포토그래퍼 'Beth Lesser'의 사진 속에서 나는 웨일즈 보너 컬렉션과 가깝게 마주한다.


여러분도 'Beth Lesser'의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해 무료로 공개한 그녀의 포토 컬렉션을 감상해보길 바랍니다.




bethlesser.com/photos




다음 포스트에서는 '스투시' 열풍과 관련해 곱씹어볼 만한 브랜드 스토리를 엮어서 짧게 소개해볼까 합니다. 무엇이든 연결점을 찾아 끄적여보는 일은 참 재미있습니다. 너무 긴 글만 쓰니까 저도 좀 지치는 것 같아서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지금 들어볼 만한 스눕-좌의 음악 추천]

'THE REMASTER'가 되게 거슬린다.



[함께 읽어볼 만한 스눕-좌의 포스트 추천]

https://brunch.co.kr/@0to1hunnit/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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