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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글 May 04. 2024

자신을 믿지 못한다면 증인을 만들어두자

좋은 습관을 만들어갈 때, 혼자 힘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기도 한다. 자신과의 약속이기에 하루쯤 어긴다 해도 아무도 뭐라 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약속을 어기는 날이 많아지고, 어느 순간 그런 약속이 언제 있었냐는 듯 예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


때로는 주변에 증인들을 만들어두는 것이 필요하다. 지인들을 만날 때, 회사에서 가볍게 근황을 얘기할 때 자신이 만들어가는 습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요즘 매일 아침 운동을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몸무게 감량을 위해 식단 조절을 하고 있다, 등, 어떤 것이든 좋다. 자신이 꾸준히 행하고, 앞으로도 하고 싶은 것들을 말하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자랑은 금물이다. 또한 자신과 다른 사람의 모습을 한심하게 여기거나 비난하면 안 된다. 나는 이렇게 하는데 너는 아직도 그러고 있냐는 투의 말투는 증인이 아니라 피해자를 만들게 되기 때문이다. 정말 가볍게, 때로는 진지하게 자신의 건강한 생활 습관을 털어놓는 정도여야 할 것이다. 자신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때때로, 어쩌면 거의 대부분 정답이 아니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좋은 습관을 만들어가는 자신에게 빠져 자만해지는 순간을 항상 조심하자.


주변에 여러 번 이야기를 흘리고 다니다 보면 어느 순간 상대방이 먼저 물어봐줄 때가 온다. 요즘은 어떻게 되고 있느냐, 잘 되고 있느냐, 등, 그 약속에 대한 증인이 되어준다. 만약 조금 부실해진 상태라면 다시 경각심을 갖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된다. 조금 부끄러워지면서 다음번엔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겠다는 다짐이 생기기도 한다. 꾸준히 하던 중이라면 자랑스럽게 현재 상황을 말해주면 된다. 상대방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맑게 만드는 경우도 존재한다.


가끔 극단적으로 이 방법을 수행하는 상황도 존재한다. 자신을 절대 믿지 못하는 경우인데, 주변에서 한 두 명씩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한 번 더 술 마시면 너한테 만원 준다."라는 고마운 약속을 해주는 친구이다. 과격하긴 하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최선의 방법으로 보인다. 증인에게 보상금까지 걸어준다면 눈에 불을 켜고 감시를 해줄 것이다. 어기지만 않으면 돈을 들이지 않고 무료로 감독관을 고용하는 것과도 같다. 작심삼일이 반복되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이 방법을 채택해 보는 것도 좋겠다.


자신을 믿지 못한다면, 혼자만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이 어렵다면 주변에 증인을 심어두자. 가끔씩 열리는 자신과의 재판에서 그들은 당신의 편이 되어줄 것이다. 나아가서는 내가 나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할 수는 없다. 결국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 앞선 과정은 초반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묘수로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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