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절망과 특별함
그 일이 있고 평범한 하루가 지나고 어느 정도 컨디션이 회복된 듯한 느낌에 그토록 하고 싶던 닌텐도를 킬 수 있었다. 하지만 침대 베드에 몸을 기대고 있음에도 신체는 힘들다며 누우려고 발광을 해댔다. 나를 케어해 주시던 간호사 선생님이 나의 '데스롤' 기술을 보고 놀라 달려왔다.
그 뼈아픈 이별의 순간이 지나고, 며칠의 평범한 하루가 이어졌다. 중환자실에서의 나날이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컨디션도 아주 미미하게 회복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그토록 염원하던 닌텐도를 켤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부풀었다. 간신히 침대에 몸을 기댄 채 게임 시작 버튼을 누르기도 전, 신체는 힘들다며 누우라며 발광을 해댔다.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된 나의 '데스 롤(death roll)' 기술. 몸부림치다시피 바닥으로 고꾸라지려는 내 모습을 보고 놀란 담당 간호사 선생님이 황급히 달려왔다.
"머리에 관 꽂고 있어서 위험해!"
나는 이미 내 머리 위에 박힌 세 개의 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간호사 선생님께는 죄송했지만, 그 정신없이 돌아가는 중환자실에서 이목을 끌기 위해 이 정도는 해야만 했다. 무시무시하게 '발악'해대는 내 모습은 그들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 기술은 다시는 시도하지 않았다. 고작 잠깐의 관심을 끌기에는, 그 몸부림에 드는 체력 소모가 너무나 컸음을 깨달았으니까.
다음 날부터 나는 간호사 선생님들의 특별 감시 대상이 되었다. 처음 보는 선생님들조차 한 번씩 나를 살피러 올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 간호사 선생님이 내 병상 옆을 지나가다 혼잣말처럼 '유니콘' 같다고 내뱉었다. 그 후부터 나는 '유니콘'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게 되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내가 입원한 중환자실에서 나는 최연소 환자였다. 뇌 질환 환자들 중에서도, 심지어 그 병원에서조차 내가 가장 어렸다. 친구들이 예체능이나 학업 분야에서 '최연소' 타이틀을 달며 빛나고 있을 때, 나는 병원 입성 '최연소' 타이틀을 거머쥐었으니. 그러니 유니콘 아닌가.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상하고 특이하다는 의미의 유니콘.
이제는 다르게 생각해본다. 그 '유니콘'이라는 별명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면?
이상함의 유니콘이 아닌, 특별함의 유니콘이라고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어떨까. 나는 유니콘보다도 훨씬 더 레어한, 특별한 유니콘이 아닌가. 태생적으로 특별함을 지녀 말들의 선망 대상이 되었다는 전설 속 유니콘이 있다면, 나는 후천적으로 특별함을 얻은 자, 즉 '선택받은 자'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태생적 유니콘보다 험난한 길이 확정된 후천적 유니콘은, 다른 말들이 평지를 달릴 때 홀로 암벽 등반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거친 대양을 가로질러야 할 수도 있다. 힘겹게 당도한 그곳에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어느 장소에 도달해야 하는지가 대체 무슨 상관인가.
나는 안다.
내 갈기는 그 어떤 말보다 찬란할 것이고, 내 말굽은 비록 투박할지라도 나의 다리는 그 누구보다 튼튼할 것이 분명하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그 누구보다 빛난다고 '나 자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걸로 된 것 아닌가.
이 작은 깨달음을 조금이라도 더 일찍 알아차렸더라면, 지난 내 삶에서 스스로를 미워할 일이 조금은 줄었을 텐데, 하고 감회에 젖는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조차도 아직 확신 없는 문장이라는 것을 고백한다.
부디 이 글이 끝나는 날, 나의 이 말에 흔들림 없는 확신이 생기길 간절히 바라본다.
이것은 나만의 소원이 담긴 한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