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이 어렵다고 느낄 때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난 공감을 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아"
그리고는 누가 힘들다고 말하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고, 괜히 어설프게 위로하다가 마음을 더 다치게 할까 봐 그냥 듣고만 있게 된다고 했다.
그런데 그러고 나면 또 자신이 너무 차갑고, 이기적인 사람이 된 것 같아 괜히 미안하고 불편한 마음이 든다고도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나도 생각이 복잡해지는 느낌이었다.
'좋은 공감'이라는 건 도대체 뭘까?
그리고 공감 능력은 정말 '타고나는'걸까?
아니면 배워갈 수 있는 감정의 언어일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확신하게 되는 건, 공감은 단지 마음이 따뜻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의식하고 연습할 수 있는 감정의 기술이자 감각의 훈련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치 신체의 근육처럼, 마음도 사용하고 단련해야 점차 자라나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공감은, 단순히 "나도 그런 적 있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그런 경험이 없지만, 네 감정을 들어주고 싶어"라고 조심스레 다가가는 태도일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종종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해답을 찾아 주려고 애를 쓸 때가 많다.
"그건 네가 좀 참았어야지"
혹은 "그냥 잊어버려!"
이런 말들은 위로가 아니라 판단이 되고,
듣는 이를 더 멀어지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그 친구에게 이야기했다.
우리가 먼저 해야 할 건, 상대의 말에 나의 해석이나 판단을 더하기보다, 그 말과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상대방의 감정을 함께 느껴보려는 시도가 아닐까?
그리고 때로는 어떤 말을 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을 진심으로 염려하는 마음으로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도 큰 공감이 될 수도 있다는 말들이었다.
심리학에서는 공감의 유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그건 바로, 상대의 입장을 머리로 이해하는 '인지적 공감'과 감정을 함께 느끼는 '정서적 공감'이다.
공감이 어렵다면, 대체로 이 두 가지 중 하나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분명한 방향을 가지고 연습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그 말 꺼내기 쉽지 않았을 텐데, 나한테 말해줘서 고마워." 또늗 "그런 경험이 없어서 온전히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 네 감정이 어떤지는 느껴져. 많이 힘들겠다." 이런 말들은 서툴러도 괜찮다.
왜냐하면, 그 말 자체가 상대를 향해 한 걸음 다가가겠다는 마음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갑자기 생겨나는 감정이나 능력이 아니다.
그건 마음 속에서 천천히 만들어지는, 타인의 감정에 나를 기울이고, 그것을 가볍게 넘기지 않으려는 다짐과도 같은 것이다.
그 친구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공감을 꼭 잘해야겠다는 부담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도 충분히 공감해 주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확실히 있는 것 같아"
그 말에 나는, 그 친구가 공감을 할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고, 이미 어느 정도 공감을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려는 마음,
어렵고 망설여지더라도 결코 외면하지 않으려는 그런 태도가, 사람 사이의 더 깊고 따듯한 연결을 만들어가는 시작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분명, 우리에게 그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우리는 누구든 조금씩 더 공감하고, 배려하며, 충만하게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