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전설과 가설이 현실과 과학적 사실이 되는 순간

by 미운오리새끼 민

“지자기의 변화를 말하는 건가요?”
김찬민 부장이 대간에게 물었다.
“네.”
“자세히 좀 말해줄 수 없나요?”
강태석 소장이 김찬민 부장에게 재촉했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오래전 과학계에서는 2030년도에 지구의 지자기 즉, 지구자기장의 변화를 예측했어요. 아시다시피 지구는 거대한 자석입니다. 자기장은 지구에서 생명체가 살아가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구에 물과 공기가 있다고 생명체가 살아가는 건 아닙니다. 여기 태양이 있어요.”

김찬민 부장이 스크린에 있던 지도를 없애고 태양 행성을 나타내는 지도를 펼쳤다. 그가 태양을 가리키며 말했다.

“태양은 지구에게 빛과 열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매일 제공하고 있죠. 하지만 꼭 좋은 것만 선물해 주진 않아요. 동전의 양면처럼 태양은 빛과 열이라는 좋은 선물과 함께 전기를 띤 양성자와 전자라는 나쁜 선물도 보내고 있죠. 양성자와 전자가 직접 지구에 들어오게 되면 지구의 생명체는 파괴되고 살아남지 못합니다. 이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자기장입니다. 마치 보호막처럼 지구자기장이 태양에서 오는 좋은 건 흡수하고 나쁜 것은 지구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거죠. 다시 말해 양성자와 전자를 띤 태양에너지는 지구에 도달하더라도 자기장에 의해서 남북으로 흩어져 소멸되는 겁니다. 우리가 극지방에서 흔히 보는 오로라 현상이 바로 태양에서 온 양성자와 전자가 소멸되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김찬민 부장이 차분히 설명했다.

“만약, 지구의 남북이 태양을 향해 정 중앙에 놓이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까?”
대간이 심각한 표정으로 김찬민 부장에게 물었다.
“그렇게 되면 태양으로부터 오는 엄청난 에너지가 지구 내부로 바로 흘러들어 갈 겁니다. 남북극은 자기장을 흡수하는 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전제조건이 있어요.”

“지구자기장의 이동을 말하는 건가요?”
대간이 김찬민 부장에게 물었다.
“맞아요. 지구자기장이 남북 점과 일치해야 한다는 가설입니다.”
하람과 강태석 소장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이야기를 듣고 있었지만 도무지 이해가 안 됐다. 김찬민 부장이 그림으로 설명을 해줘도 너무 생소한 얘기라 머릿속만 복잡해졌다.

“둘만 아는 이야기 말고 우리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세요.”
강태석 소장은 마음이 답답했다. 김찬민 부장이 스크린 앞으로 가서 지구를 가리켰다. 그의 손짓에 따라 스크린 속의 지구와 태양에너지가 영화 속 장면처럼 움직였다.

“지구 자전축의 남북극과 자기장의 남북극은 일치하지 않아요. 자기장의 남북극은 현재 캐나다 북부와 호주 인근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동 속도가 과거에 비해 두 배 이상 빨라졌어요. 이 상태로 지축의 남북극과 자기장의 남북극이 일치를 하고 지구의 자전축이 태양 방향으로 기울어진다면 대 폭발 이상의 엄청난 재앙이 몰려올 수 있어요.”

“이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니 막을 방법이 있겠죠?”
강태석 소장이 물었다.
“사실, 이런 극이동을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게 서서히 발생하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어요. 단지 예후 상 화산활동의 증가 정도로 예측은 가능하나 그것 또한 확실치 않아요. 또한 극이동은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순간이동처럼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재앙을 인간이 막기란 쉽지 않아요. 특히 이것이 과학의 힘이 아닌 다른 어떤 힘에 의해서 작용한다면 그것을 막기는 어려울 겁니다.”

김찬민 부장이 대간을 보며 말했다. 창밖을 바라보던 대간이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인간의 힘으로는 현재 상황을 극복할 수 없어요.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화산 활동조차 막을 수 없잖아요? 다이몬이 깨어난 것도 지구 내부에서 불규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던 자기력이 일순간 한쪽으로 쏠리면서 그 힘이 다이몬에게 흘러 들어간 게 원인입니다. 그것이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어요. 분명한 것은 다이몬이 깨어났고, 그의 힘이 강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태양으로부터 들어오는 에너지를 받아 자신의 힘을 더욱 키울 겁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지구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생기면 지구자기장의 큰 변화를 줄 겁니다.”

“지구의 자기장 방향을 바꾸는 게 자연현상과 상관없이 다이몬이라는 자가 바꿀 수 있다는 건가요?”
강태석 소장이 대간에게 물었다.
“그는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대간이 확신하듯 말했다.
“다이몬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지구를 정복하는 건가요?”
“일차적으로는 그럴 겁니다.”
대간이 강태석 소장의 물음에 답했다.
“그럼, 또 다른 목적이 있나요?”

“궁극적으로는 가온누리님을 없애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 지구자기장을 바꾸려고 하는 겁니다. 태양에서 오는 강력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힘을 키운 후 하늘로 올라가 가온누리님을 제거하려는 것이죠.”
대간이 김찬민 부장의 물음에 답했다.
“하늘의 문은 모두 닫혔다면서 어떻게 하늘로 올라가서 가온누리님과 싸움을 할 수 있죠?”
하람이 말했다.

“하람아, 다시 말하지만 하늘의 문은 하나가 아니야. 여러 곳에 있지. 하늘의 문을 파괴한 것은 하늘과 모든 연결 고리를 끊겠다는 것인데, 그것은 다이몬도 원하지 않을 거야.”
“그렇지만 만약에 한 곳이라도 열려 있다면 가온누리님이 이 상황을 그냥 지켜보고 있을까요? 대간 말처럼 지구방위기사단을 깨워서 다이몬을 제거하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하람이 대간에게 물었다. 대간은 먼 하늘을 바라봤다.

“그것까지는 알 수 없어. 다이몬이 지구의 신으로만 남을 생각이었다면, 하늘의 모든 문을 다 차단했을 수도 있고. 그러나 그것이 아닌 자신의 최종 목표가 우주의 유일한 신으로 남기 위해서라면 가온누리님을 제거하지 않고는 신이 될 수 없어. 한 가지, 하늘의 문을 여는 방법이 있긴 해. 그것은 지구의 자기장을 태양과 일직선으로 만든 후 그 에너지를 바탕으로 자신들이 닫아 놓은 하늘의 문을 여는 거야. 그렇게 되면 지구 절반의 모든 생명체는 사라지게 될 거야.”
대간의 말에 모두들 놀랐다.

“지구의 절반이 사라진다고요?”
강태석 소장이 물었다.
“지구자기장의 변화는 지구의 자성을 변화시키는 것이고, 이는 곧 우주의 모든 에너지가 지구로 그냥 흡수되는 것을 말해요. 그것에 노출될 경우 모든 생명체는 사라지고 맙니다.”
김찬민 부장이 부연 설명을 했다.
“또 다른 문이 있긴 해요.”
“그게 어디에 있나요?”
대간의 말에 하람이 반색을 하였다.

“그것은 지구방위기사단 모두가 모였을 때 열리는 문이야. 과거 다이몬을 물리친 이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지. 다이몬이 이것을 알고 있다면 지구의 자기장을 변화시키지 않을 수도 있어. 하지만 이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다이몬이 우리를 다 물리쳐야 그 문을 열 수 있는데, 다이몬의 힘이 아직까지는 우리를 이길 수 있는 힘은 아니야.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가온누리님을 이기기 위해서는 다이몬에게 커다란 힘이 필요해. 이를 얻기 위해서 태양에너지의 힘은 다이몬에게 중요해.”
대간이 창밖의 태양을 보며 말했다.

“다이몬이 아직 불가마니 속에서 탈출한 것이 아니니 그를 다시 단단히 가두면 되지 않을까요?”
“맞아요. 당신은 우리 인간과 다른 신과 같은 존재이니 충분히 그럴 힘이 있잖아요?”
하람의 말에 이어 김찬민 부장이 말했다.
“나 혼자서는 그를 상대할 수 없어요. 그가 아직 불가마니 속에 갇혀 있지만, 그는 나보다 더 강해요. 또한 그 주변에는 그를 보호하고 있는 푸른악령들이 있어서 나 혼자 그들을 다 상대하는 것도 무리입니다.”
“경주에서 마주쳤던 괴물들이 푸른악령들인가요?”
하람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푸른악령과 그 졸개인 하몬들이었지. 아직은 내가 그들을 상대할 수 있지만, 그들도 점점 힘이 강해지고 있어서 앞으로는 나 혼자서 그들 모두를 감당할 수 없을 거야.”
대간이 하람을 보며 말했다.
“아니, 당신도 어떻게 할 수 없다면 그냥 이대로 당해야 하는 겁니까?”
“포기한다고 하진 않았어요. 단지 나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상대라고 말했죠.”
대간이 화를 내는 강태석 소장을 쏘아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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