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도 4
이모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용수에게 물려주고 싶어했다. 어짜피 용수가 유일한 상속인인데 뭐가 걱정인가 싶었다. 하지만 자신을 그렇게 싫어하는 아들이 혹시 상속을 포기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라고 했다.
“돈 준다는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나는 단언했다.
하지만 혼자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의심이 확신이 된 이모는 그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모는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며느리에게 전화를 했다고 어렵게 고백했다. 통화를 누르기 전까지만 해도 ‘결혼했으니 잘 살아라, 축하한다,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해라.’라는 덕담을 나눌 생각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전화에 어찌할 바를 몰랐는지, 며느리는 전화를 바로 용수에게 넘겼다고 했다.
용수는 이모에게 차가왔다. 결혼식 날의 혼란이 그와 며느리 모두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고 전했다. 용수는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고,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알리지 말라며 냉정하게 전화를 끊었다.
이모는 계속 나에게 물었다.
"너라면 어떨 거 같니? 네가 용수라면 나 죽은 다음에 내 아파트 가져갈래?"
"네가 나라면 하나밖에 없는 아들, 아예 모른 척 살래?"
뭔가 확신을 바라는 이모의 질문에 나는 선뜻 내 맘대로 대답하기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