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와 성욕의 상관관계

by 요가언니



요가를 막 시작했을 때, 수련을 많이 하면 식욕, 성욕 같은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욕구에 대한 집착이 줄어든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그 후로 6개월 정도 아쉬탕가 요가를 기본으로 빈야사요가, 인요가, 힐링요가를 골고루 열심히 수련했는데 욕구가 사라지기는커녕, 최고조로 치솟았다. 그때는 요가가 너무 좋아서 하루에 3시간씩 수련을 하곤 했는데, 함께 수련을 마친 친구와 소모한 열량을 채워야한다며 삼겹살에 소주, 치킨에 맥주, 아니면 양꼬치에 칭다오를 먹으러 다녔었다. 3시간 운동하고 4시간 술을 마시던, 소위 ‘건강한 돼지’가 되던 시절이었다.

당시에 이미 몇년간 깊은 수련을 해온 친구와 선생님은 하타요가 수련을 한 후 성욕이 사라졌다는 신기한 고백(?)을 했었다.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에서 말하는 하지 말아야 할 규범인 야마 Yama 중에 브라마차리아 Bramahcharya가 있다. 넓은 의미로는 금욕을, 좁게는 성행위의 금지를 뜻하는데,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극단적인 해석이 될 것이라 풀어보자면, 욕구를 건강하게 조절할 수 있는 꾸준한 수련과 자기 절제를 강조하는 내용 정도가 될 것이다. 그때 그 친구와 선생님을 보며 요가 이론의 가르침을 몸소 깨닫고 실천하고 있는 훌륭한 수련자라 생각했었다.


반면, 요가를 하면서 점점 건강해지고 활기 넘치고 에너지가 커져가던 나는 경전의 가르침과는 반대로 모든 관심이 육체에 쏠렸다. 근육의 사용, 유연한 움직임, 에너지의 순환, 그리고 섹스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런 반응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의 2009년 연구에서는 ‘요가가 성적 욕망, 흥분, 오르가즘 등 전반적인 성적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 고 말했는데, 그 이유로 요가 아사나가 골반 주변의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코어를 활성화시키며, 집중력 향상, 호흡으로 인한 체내 산소농도 증가 등에 도움을 주는 것을 꼽는다.


요가를 하며 얻는 이점 중 하나는 내 몸에 대한 인식이 깊어지고 감각에 예민해지는 것이다. '목이 불편하구나. 오른쪽 고관절이 뻐근하네. 오늘은 엉덩이가 타이트한데?'와 같은 느낌 말이다. Psychoterapy without Borders의 카탈리나 박사는 <Best Life>에 기고하기를, 이러한 자기 몸을 인지하는 연습이 섹스 중의 자신과 파트너의 감각을 알아차리는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자신의 몸을 많이 알아차릴수록, 깊게 연결되어 있을수록, 섹스의 즐거움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생각해보면 꾸준한 요가 수련이 향상시키는 유연성, 자존감, 자기 인식, 몸에 대한 긍정, 에너지 레벨이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으로 예민한 섹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당연하다.

몸이 무겁고 피곤한 날 저녁, 요가 수업 한 시간 만에 바로 느껴지는 충만한 에너지의 감각이나, 차분해지는 마음 상태를 생각해보자. 나는 요가를 만난 후 에너지 레벨이 높아졌다는 것을 종종 느낀다. 에너지가 충분하면 일상생활이 힘에 부치지 않으니 상황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볼 여유가 생기고, 상황에 끌려가는 대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푹 잘 수 있게 되었다. 짧지 않은 시간을 술에 의존해서 잠들곤 했었는데, 그 불면증이 사라졌다. 이는 하루 1~2시간씩의 육체적 수련뿐 아니라 요가 니드라 명상 덕분이기도 하다. 본래 요가 니드라란 ‘깨어있는 잠’이라는 뜻이지만, 자리에 가만히 누워서 내 몸 하나하나를 인식하는 바디스캔을 하다 보면 스르륵 긴장이 풀리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다가 곤히 잠들 수 있게 된다.

적어도 하루에 한 시간은 몸을 움직이고 있다. 요가의 종류는 많고, 가만히 볼스터를 껴안고 엎드려있기만 해도 되는 인요가나 회복요가도 요가이니까, 난 매일 요가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몇 년간 요가를 했지만 식욕, 수면욕, 성욕 모두 사라지지 않아 여전히 잘 먹고 잘 자고 잘 사랑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욕구가 사라졌다’는 표현이 무엇인지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어쩌면, 가치관의 변화를 말하는 것일 게다.

요가를 알게 된 후 요가의 가르침을 생각하고 요가로운 삶을 추구하면서, 완벽한 비건은 아니지만 채식을 선호하게 되었고 독특한 디자인이나 화려한 패션 선호에서 내 몸에 무해하고 편한 옷을 선택하게 되었다. 진한 향수보다는 천연 아로마에 손이 가고, 스모키 메이크업 같은 짙은 화장을 피하고 최소한의 것만 피부에 바르게 되었다. 물건을 채우면서 행복해하는 대신 비워내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 일도, 생각도, 생활도, 인간관계도, 시간도 가벼워졌다.


나의 브라마차리아는 이것이다.


깨침을 통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행복을 느낀다면 가지려는 마음이 사라지고 가진다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느껴진다.
소유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은 일시적이고 허망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욕구가 소멸된다.
세상의 모든 것이 이미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욕구가 소멸된다.

<요가수트라 2장 3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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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에디 https://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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