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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가언니 Oct 19. 2020

요가를 하면 젊어진다고요?



“어떻게 피부가 이렇게 단단하지?”  
그는 나를 만질 때마다 신기해했다. 응당 이 나이가 되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여기는 주름, 처진 뱃살, 펑퍼짐한 엉덩이, 출렁이는 팔뚝 살을 기준으로 하는 말일 게다.

“다 그래, 요가하는 사람들은”
요가하는 친구들, 선생님들과 비슷한 몸을 가졌다. 오히려 나는 수련을 오래 하신 선생님들이 가진 체형과는 조금 다른, 그들보다 지방도, 근육도 많은, 부피가 큰 사람이다.   

아쉬탕가 수련자들의 몸을 보면 큰 근육은 없지만, 대신 뼈에 촘촘히 붙어있는 가늘고 질긴 근육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그분들과 비교할 수 있는 정도는 못 되지만, 어느 정도 탄탄한 근육을 갖고 있고, 그것이 그의 표현처럼 ‘피부가 단단해’ 보이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처음 요가를 시작했을 때 어려웠던 것 중 하나는 파스치모타나아사나였다. 유연한 여자들은 처음부터 상체를 숙여 배와 가슴을 허벅지에 붙일 수 있지만, 나는 이 아사나를 완성하는데 1년이 걸렸다. 지금도 매트 위에 설 때면 가장 먼저 하는 의식이 바닥에 등을 굴려서 척추와 등근육들이 말랑말랑해지도록 하는 롤링이다. 이 동작이 큰 도움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지 않는다는 것은 등과 햄스트링에 근육이 과도하거나 타이트해서라는 판단을 했고, 등근육을 많이 쓰던 클라이밍과 헬스장에서 하던 햄스트링 운동을 멈춰봤다. 그렇게 근육을 풀어내고 덜어내고 나서야 몸 후면의 근육들은 상체가 다리를 향해 내려갈 수 있도록 나를 놔주었다.

지금 나는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만큼 업된 엉덩이나 큰 허벅지, 넓은 어깨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한 다리로 내 몸을 지지해 나타라자아사나를 할 수 있고, 양팔에 체중을 실어 바카아사나를 할 수 있다. 어깨와 등 근육으로 내 몸을 들어 올려 핸드스탠드도 할 수 있다. 울퉁불퉁하거나 선명하게 드러나는 근육은 없지만 충분히 강하고도 유연하다.

나이가 들면 유연성, 안정성, 지구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반응이 느려지고 체력이 약해진다. 근육과 골밀도의 감소로 인해 근육, 근막, 피부 모두 탄력이 떨어진다. 요가가 노화의 시계를 늦춰준다는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데, 이는 요가가 관절, 근육의 유연성과 힘을 향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근력뿐 아니라 균형감도 키워 안정성을 높이며, 호흡과 함께하는 움직임은 심장을 강하게 하고, 지구력을 키운다. 척추를 자극하는 많은 아사나들은 우리가 자세히 모르는 신경과 호르몬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신체적 효과뿐 아니라 집중력 향상, 자기 인식 능력의 향상, 고요한 마음과 스트레스 해소의 효과가 노화 방지에 끼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겠다.


산스크리트어 프라나야마 Pranayama는 요가 호흡법이란 뜻이다. 여기서 프라나 Prana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에너지가 육체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설명되는데, 호흡을 말한다. 프라나가 하는 다섯 가지 작용을 다섯 가지의 에너지라고 부르는데 첫 번째가 들숨을 관장하는, '활성화하는 에너지'인 프라나이다. (호흡이란 뜻의 프라나와 동일한 이름을 사용한다. 나머지 네 개는 사마나, 비야나, 아파나, 우다나이다.) 그 '활성화하는 에너지'인 프라나를 규칙적으로 수련하면 신체 기능 작용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그로 인한 삶의 충만함을 느낄 수 있으며 나아가 더욱 활기찬 홍안의, 젊어 보이는 외모로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요가 수업 중에는 선생님의 ‘들이마시고, 내쉬고’라는 안내에 유독 열심히 큰 소리로 숨을 쉬는 수련생들이 있다. 큰 호흡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들이 참 예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살면서 의식하고 숨 쉬는 일이 없으니까, 선생님의 안내를 허투루 듣지 않고 한마디 한마디에 귀 기울이는 그 마음이 기특하다. 동시에 ‘저분도 하루 종일 회사에서 많이 시달리셨겠지, 긴장하고 경직되어 숨도 제대로 못 쉬며 일하셨겠지.’ 필요에 의해 깊이 숨을 쉬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마음이 쓰이곤 한다. 수련실에서는 눈치 볼 필요 없이 숨을 쉬어도 된다. 심지어 선생님은 ‘내 호흡소리에 귀 기울이세요.’라고까지 말씀하시니까 ‘나는 지금 에너지를 활성화시키는 중이다.’ 라 생각하며 내 귀에 들릴 만큼 마음 놓고 크게 한숨을 쉬어도 된다. 여기서는 숨죽이지 않아도 된다. 다 괜찮다.

이제 궁금한 것은 ‘요가를 얼마나 해야 젊어질까?’이다. 난 이렇게 대답한다.


“지금부터, 내 몸이 원하는 만큼이요.”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s://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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