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따뜻하게 해 줄 요가책 추천

by 요가언니


일정이 한 육 개월인가 스톱된 적이 있었어. 그 기간 동안 드물게도 아무 스케줄이 없었지. 그때 난 되게 슬펐는데 무려 반년이나 음악을 하지 못해서였을까? 아니. 내가 슬펐던 이유는 그 반년 동안 내가 단 한 번도 내 기타에 손을 댄 적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어. 한마디로 난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면 내가 좋아서는 결코 기타를 잡지 않는 사람이란 걸 알아버렸던 거지.

이석원, <2인조> 중에서


“휴우~ 난 요가를 진짜로 좋아하는 거였어!”
이 구절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었다.

올봄 갑작스레 요가원이 문을 닫았을 때는 참 막막했었다. 화가 났고, 무기력했고, 살이 쪘고, 무엇보다 발전하나 싶던 아사나는 후퇴했다. 이번 겨울 다시 한번 요가원이 문을 닫게 되었을 때는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실은 강제 휴식이 반갑기도 했다.

봄에 아사나 수련을 못하는 동안(안 하는 동안) 책을 읽었다. 보통 일주일에 한 권 정도 책을 읽는데 그즈음에는 일주일에 서너 권의 책을 읽었다. 언제나 새해 독서 목표는 1년에 100권 읽기였던, 그러니까 그 목표를 거의 달성한 적이 없는 사람이 올해는 일찌감치 가뿐하게 그 수를 넘었다. 그래서 이번 요가원 휴원 소식을 듣고는, 그동안 펼치지 못하고 있던 책들을 원 없이 읽을 생각에 살짝 신이 났던 것이다.

올해 읽은 100여 권의 책 중에는 요가, 명상, 넓게는 운동 관련 책들이 다수 있다. 개인적인 취향을 기반으로, 요가를 좋아하시거나 관심 있어하시는 분들과 나누고 싶은 책을 세권 뽑아봤다. 요가 해부학이나 아사나 설명에 관한 책을 펼쳐놓고 그림과 사진 보는 것을 즐거워하지만 이번에는 제외했고, 글을 통해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책들 중에서 꼽았다.

첫 번째는 키노 맥그레거의 <요가 수업>이다. 하루에 한 가지의 주제로 30일간의 요가 여정을 함께 하는 책이다. 이를테면 ‘만족하기로 선택하기’ 산토샤, ‘비폭력’ 아힘사와 같은 주제에 대해 요가롭게 생각해보고 요가로 움직이도록 하는 안내서인데, 매일매일 조금씩 읽어도, 한 번에 몰아 봐도 마음이 풍성해진다. 내용이 어렵지는 않은데, 각각의 주제들 어느것도 놓칠 수가 없어서 봄부터 여름을 지나 가을이 올 때까지 몇 달간을 소중히 품에 안고 있었던 책이다.

두 번째는 배런 뱁티스트의 <나는 왜 요가를 하는가?>이다. “요가를 마스터한다는 것은 새로운 몸을 만드는 것을 넘어 인간으로서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는 일이다.”라는 서문의 문장이 그의 철학을 요약한다. 그는 아사나 수련을 ‘나약한 생각의 늪에서 벗어나 행복하고 자유로운 경험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라 가르친다. 행복하고 자유로운 경지를 요가에서는 '사마디'라고 부르는데, 완전한 자족의 상태, 충만한 행복의 경지를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요가를 한다'는 것은 가능성의 영역에 있는 것을 현실로 끌어내기 위해 의도와 행동, 에너지를 한곳에 모으는 것이라 설명한다. 이 책은 요가 수련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하고도 깊게 생각해보게 한다.

마지막은 샤랏 조이스의 <에이지레스>인데, 샤랏 조이스라는 스승의 명성 때문에 아쉬탕가 요가 지도서일 것 같지만, 소식하기, 요기처럼 먹기, 깊은 호흡하기, 타인을 돕기와 같은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도 결론은 매일 아쉬탕가 수련하라는 이야기겠지.’라 지레짐작했지만, 반복되는 일상을 완벽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몸의 순수함은 몸을 깨끗하게 함에서 나오고, 마음의 순수함은 진실함과 비폭력에서 나오며, 생각의 순수함은 심사숙고, 침묵, 마음의 평화에서 온다. (p.99)”라고 말하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 밖에 얇고 가벼워서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던 책들로는 아카네 아키코의 <마음을 요가합니다>와 산토시마 카오리의 <달의 요가>가 있다. <달의 요가>는 여성이 월경주기에 따라 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관한 내용인데, 여자로서 내 몸을 이렇게 아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이 얇은 한권의 책이 일깨워줬다. <마음을 요가합니다>에서는 요가를 삶의 방식이고, 진정한 자신과 인생을 통찰하는 방식이자 개인적이고도 정신적인 여정이라고 말한다. 친절하고 다정한 글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요가를 나누며 살고 있다. 몸을 움직이는 아사나의 형태로 나타내기도, 요가의 생각을 나누는 글로 표현하기도 한다. 2020년에 500분이 넘는 분들이 이 브런치의 구독자가 되어주셨다. 매번 답글도 늦고, 다른 사람들의 글에 응원도 잘 보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신기한 결과이고, 무척 감사한 일이다.


캐리 맥고니걸은 <움직임의 힘>에서 ‘신뢰’가 어떻게 자기 충족적 예언이 되는지 설명했다. 신뢰를 받는 사람은 더 관대하고 믿음직스럽게 행동하고, 이렇게 신뢰성에 대한 증거가 쌓일수록 사람들은 그를 더 신뢰하게 된다는 선순환이 그 내용이다. 그룹운동 GX의 수강생들이 강사를 주시하고 동작을 따라 하면서 신뢰를 쌓게 되는 것을 예시로 들었는데, 아사나를 따라하는 요가 수업뿐 아니라,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는 글 읽기에도 적용 가능한 이야기라 생각한다. 강사로서, 작가로서 받는 신뢰의 영향은 생각보다 커서, 이것들이 나의 정체성을 형성시켜주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의 2020년은 그렇게 완성되었고, 2021년도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s://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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