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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연주 Aug 29. 2021

쿠사마 야요이, '소멸의 방'

[카카오플백 30일]매일 현대미술 감상하기 8일차

2020년 가을, 카카오플백의 30일 프로젝트 '매일 현대미술 감상하기' 매니저로 참여하면서 '오늘의 주제'로 소개한 작품, 작가, 이야기들. 


할로윈을 보내면서 떠오르는 작가는 아무래도 쿠사마 야요이 입니다.  

쿠사마 야요이는 호박 모티프를 자기 자신이라고 말합니다. 젊은 시절 야요이는 자신의 몸에 땡땡이를 직접 그리거나 패턴을 두르는 등의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호박들의 주름을 따라 점점이 찍혀 있는 이 호박은 그를 대표하는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작품은 호박이 아닙니다.  


완벽하게 하얀 방이 있습니다. 부엌과 조리대, 쇼파와 TV, 가스레인지 위 주전자까지 모두 하얗습니다. 이 방에 들어서는 관람객에게는 색상과 크기가 다른 점 모양 스티커가 한 세트씩 주어집니다. 이 방 어디든 마음대로 붙이라고 하면서요.  



이 방의 제목은 <소멸의 방>입니다.  


쿠사마에게 점, 땡땡이는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우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별 가운데 물방울무늬 하나에 불과해요. 물방울 무늬는 무한으로 통하는 길이죠. 천성과 육신을 물방울무늬로 모두 덮어 소멸시키고 나면 그때 비로소 우리는 단일한 우주의 일부가 됩니다.” 


그녀는 스스로 ‘소멸’하기 위해 점으로 자신과 타인을 완전히 뒤뎦습니다.  

2015년 뉴욕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에서는 전시장 공간 내부에 작은 조립식 주택을 짓고 그 안에 <소멸의 방>을 만들었는데요.  


점이 뒤덮인 방에 우리가 앉아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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