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콩나물 Jul 06. 2021

받다코나 아사나

내게 주어진 것에 만족하는 연습

 요가, 특히 아쉬탕가 요가는 8단계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어 있다. 그중 첫 단계는 '야마'라고 불리는데, 이것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다섯 가지로 정리한 규율이다. 사실 대단한 규율도 아니고 사람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려면 꼭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칙들로 이루어져 있다.

 - 아힘사: 살생하지 말 것

 - 사티야: 거짓말하지 말 것

 - 아스테야: 도둑질하지 말 것

 - 브라마차리야: 탐욕하지 말 것

 - 아파리그라하: 과욕하지 말 것

 이 중 나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아파리그라하이다. 흔히 불교에서 무소유라고 부르는 마음을 일컫는데, 소유 자체를 부정한다기보다 사람이건 물건이건 내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며 이에 만족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수련해야 한다고 한다.

 최근 동생이 지갑을 바꾼다고 해서 며칠간 쇼핑을 따라다녔다. 내 지갑은 멀쩡한데 자꾸만 나도 새것이 갖고 싶고, 괜히 필요도 없는 비싼 가방자꾸만 떠오른다. 한참을 함께 쇼핑 다니다 동생은 귀여운 지갑을 찾았다며 기분 좋게 돌아갔고, 나는 소파에 앉아 자꾸만 아까 봤던 마음에 드는 물건을 떠올렸다.

 조용히 매트를 펴고 호흡을 가다듬고, 발바닥을 붙인 채 천천히 엎드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골반이 자연스럽게 풀리며 이마가 바닥에 닿았을 때, 조용히 마음속으로 읊조렸다. 나는 지금 꼭 쥐고 있는 내 욕심을 이마를 통해 흘려보내고 있다. 이 욕망이 모두 흩어지고 나면 나는 가볍게 다시 일어날 것이고, 깨달음에 조금이라도 다가가는 하루가 될 것이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을 나는 바닥에 엎드려 호흡했다. 이 어리석고 부족한 중생에게 부디 깨달음을 내려주소서.


인간이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그리고 물건이란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세상이 혼돈 속에 빠진 이유는

물건이 사랑을 받고 있고,

사람들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 14대 달라이 라마 톈진 갸초, 위대한 영혼의 지도자



그림: 복부인 (https://blog.naver.com/supernut9)

참고자료: The yoga mind (리나 자쿠보윅스 지음, 문지영 옮김)

              요가 좀 합니다 (백서현 지음)

그림을 사용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 10화 살람바 사르방가 아사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