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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엄마 Dec 29. 2023

2023 독서 결산 시상식


지난주에 연재글에서 연말이 되면 한 해 동안 읽은 책을 돌아보며 기억에 남는 책을 꼽아보는 '독서 결산' 시간을 갖는다고 하였다.

마침 올해의 마지막 주이기도 하니 오늘은 2023년에 읽은 책을 돌아보면 나만의 작은 시상식을 해보려고 한다.


상은 총 5개의 부문으로 나눠 시상하고자 한다.

1. 경제 경영부문 : 부자가 될 상

2020년 코로나 19 이후 부동산 주식 등의 자산 가격이 크게 상승한 적이 있었다. 그즈음 나도 경제 분야에 크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난생처음으로 주식이란 것도 사봤다. 뭔가에 관심이 생기면 제일 먼저 책으로 공부하는 성향이기에 부동산, 주식 등 재테크 책뿐 아니라 경제 이론, 철학과 관련된 책도 꾸준히 읽으며 공부했다. 혼자 하기 어려워 독서모임까지 만들어 열심히 읽었다.

너무 유명한 <부의 추월차선>이나 <백만장자 시크릿> 등을 처음 읽은 것도 이 시기이다. 그땐 놀라다 못해 충격적이기도 했다. 경제 관련 서적만 한 해에 30권 이상을 읽기도 했다. 지금은 그때보다 관심이 덜하지만 관심을 놓지 않는 선에서 한 달에 한 두 권 정도 꾸준히 읽고 있다.


올해의 경제 경영부문: 부자가 될 상은 켄 러스크의 <부의 역발상>이다.

이 책을 뽑은 이유는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지'라고 생각하는 게 보편적인 듯하다.  뉴스와 기사에서는 취업난이 심각하다고 떠들어 대는데  실제 주위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말이 들리는 것에 대해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다들 대학을 졸업하고 사무직이나 전문직을 선호하기 때문에 '화이트 칼라' 업종은 취업난이 심각하지만 반대로 기술직은 인재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란 것 알았다. 따라서 저자는 이것을 이용하면 오히려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대학'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고 육체노동과 기술직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꾀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에서는 직업에 대한 인식을 분명 바뀔 것 같아서 이 책이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또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도 어떤 직어업이든 직업에 대한 열정과 뚜렷한 인생 목표만 있으면 금전적으로 충분히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전하는 저자의 메시기에 공감한다.


2. 자기 계발 부문 : 성공할 상

두 번째는 자기 계발 분야이다. 자기 계발 역시 좋아하기도 하고 꾸준히 읽는 분야이다. 자기 계발서는 유독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다 비슷한 이야기, 뻔한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 우리가 몰라서 못하는 것보다는 알아도 안 하는 것이 훨씬 많이 않은가? 난 자기 계발서가 새로운 것을 알려준다기보다는 아는 것을 실행으로 옮기는데 구체적인 팁을 주거나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꾸준히 읽고 있다. 특히 시크릿 류의 마인드 관련 책을 좋아한다.

사실 자기 계발서도 한창 열심히 읽을 때만큼의 감동을 조금 덜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마인트 세팅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올해 내가 뽑은 성공할 상은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이다.

나는 바둑에 문외한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미생'이 큰 인기를 끌었을 때도 보지 않았다.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함께 읽기로 했을 때 '조훈현'이라는 이름을 보고 어디 유명기업의 회장님 인가 했을 정도이다. 알고 보니 바둑계에서 아주 유명하신 분이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는데 사서 읽지 않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흥미진진했고 바둑판에서 깨달은 인생 법칙은 두고두고 읽고 싶을 만큼 큰 여운이 남았다.


바둑판과 인생판의 공통점 중 하나는 '문제 해결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계획을 세우지만 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고 궁지에 몰리기도 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 수많은 바둑판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온 저자는 저자는 세상에 풀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고 말한다.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근성'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인생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을 회피하지 않고 맞서서 해결하는 사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긍정적인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읽던 기억이 나서 이 책을 뽑았다.


3. 에세이 부문 :  잘 됐으면 좋겠상

올해는 에세이 쓰기를 비롯해서 글쓰기를 꾸준히 한 해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에세이 책을 가장 적게 읽었다. 그러나 책을 적게 읽었을 뿐 브런치에 올라온 글,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회원들의 글 등 어느 때보다 에세이를 많이 읽었다. 다시 말해 내 주변의 글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읽은 것이다.  

난 글 쓰는 사람들이 글쓰기에 대해 말하는 글이 좋다.

올해는 정지우 작가의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김민섭 작가의 <당신은 제법 쓸만한 사람입니다> 등의 에세이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은유 작가의 <글쓰기 상담소>를 읽으며 글쓰기 궁금증을 해결하기도 했다.

그중에서 에세이 부문: 잘 됐으면 좋겠상을 수상할 작품은...(두구두구두구)

진아, 정아, 선량-  글쓰기로 연결된 세 사람이 쓴 글쓰기 에세이 <쓰다 보면 보이는 것들>이다.

진아 작가님은 나와 같이 국어교사이기도 하고 같은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이기도 해서 읽으면서도 '내 얘기다' 싶을 정도로 공감이 되었다. 진아 작가님의 sns를 찾아 팔로우를 하고 소통을 해보니 나랑 비슷한 점이 많아서 더욱 놀랍고 반가웠다. 선량 작가님 역시 sns로 소통하고 선량작가님이 하는 글쓰기 모임에서 같이 글을 쓰기도 했다.   

글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마음에 위로가 된다. 그리고 용기를 얻는다. 그 힘으로 계속 쓰고 싶어 진다.


4. 인문 부문 : 잘 살고 싶상

올해 읽은 책 중에 인문 부분 : 잘 살고 싶상을 수상할 작품은 마이클 슈어의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이다. 사실 처음 읽을 때는 저자의 미국식 유머가 도무지 웃기지도 않고 적응이 안 돼서 좀 힘들었다. 읽기를 포기할까 하는 순간 앞부분만 넘기면 좀 낫다는 지인의 말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읽어나갔다.

그리고 책을 다 읽어갈 쯤에는 정말 보물 같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철학이라는 게 너무 이상적이고 현실과 거리가 먼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찬밥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오히려 현실을 잘 살아내기 위해서는 철학적 사고가 뒷받침되어야 생각한다. 이 책은 현실에 적용하기 쉽고 도움이 되는 내용의 철학이라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

더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매번 선택이란 걸 하게 되는 데 좀 더 나은 선택을 하는데 도움을 줄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5. 소설 부문: 넌 감동이었상

다섯 번째 소설부문 : 넌 감동이었상이다. 올 한 해 내게 큰 감동을 준 책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원래 가장 큰 상은 맨 마지막에 주는 거니까.

(참고로 작년에는 <아버지의 해방일지>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각축을 벌였다. )

올해 가장 많은 읽은 분야는 소설이다. 소설을 많이 읽고 싶어서 문학동네 북클럽에도 가입했는데 덕분에 좋은 소설을 많이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소설 부문은 유난히 치열했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최은영 작가님께서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라는 단편집을 오랜만에 내셨고, 김연수 작가님께서 9년 만에 소설집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내셨다. 손보미, 구병모, 문진영, 백수린 작가님의 책은 처음 읽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읽고 싶어졌다.

그중에서 내가 뽑은 올해의 넌 감동이었상은....백수린 작가의 <눈부신 안부>이다.

'언니, 사람의 마음엔 대체 무슨 힘이 있어서 결국엔 자꾸자꾸 나아지는 쪽으로 뻗어가?'이 한 문장에 꽂혀서 책을 주문했다. 책을 읽다가 드디어 이 문장을 만났을 때는 눈물이 났다. 이 대사가 나오게 된 서사를 알게 되니 마음이 더욱 뭉클했다.

어린 시절을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어른이 된 주인공이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날의 자신과 마주할 용기를 내고 그렇게 조금씩 치유와 성장을 이뤄가는 이야기이다. 뭉클한 이야기가 아름다운 문장을 만나 더욱 감동을 전해준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다정함과 사랑스러움에 더욱 빠져들게 된 작품이다. 난 마음에 드는 소설을 읽을 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은 나에게 다정함을 전해준 많은 이들의 안부를 궁금하게 했고,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다정한 사람이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했다. 그래서 올해의 넌 감동이었상을 시상하기로 했다.


이렇게 읽었던 책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그 책을 읽었을 때의 즐거움, 감동, 다짐 등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 같다. 올해 내가 읽은 책들의 내용을 전부 기억하진 못하지만 책에서 읽은 어떤 문장, 어떤 생각들은 내 몸과  마음 여기저기에 새겨져 있을 것 같다. 그것들이 어느 순간, 내가 어떤 일을 마주할 때나 또는 글을 쓸 때 문득 튀어나올지도 모르겠다. 내가 읽은 것들이 내가 되는 기분이랄까.

내년에는 어떤 이야기들을 내게 새겨볼까 벌써 기대가 된다.

내년에는 에세이를 좀 더 많이 읽고 싶고 에세이를 좀 더 잘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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