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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Jul 01. 2019

교장 선생님의 눈물

Bye bye~


아이들 학교의 교장선생님은 작년에 처음 이 학교에 부임하셨다. 대부분의 프랑스 학교 교장선생님들이 그렇듯, 그녀도 학교에서 가장 바쁘다.

학교의 여러 일을 처리해야 하고, 초등학생 음악 수업도 담당하며, 프렌치를 잘 못하는 아이들의 방과후 수업도 담당하고 있다.

내 두아이는  처음에 교장선생님을 조금 무서워했다. 내 두 아이만 보면 자꾸 말을 걸고, 이것 저것 물어보는 바람에 아이들은 엄마 뒤로 숨기 바빴다.

그런데 몇개월 동안 교장선생님과 방과후 수업을 한 후, 아이들이 교장선생님을 좋아하게 되었다. 교장선생님만 보이면

“발레리~”하고 뛰어가 품에 안기고, 빨리 목요일이 되기를 기다렸다.


교장선생님의 고향은 타히티의 보라보라 섬이다. 우리에게 지상낙원 같은 그 섬. 신혼여행지인 아름다운 섬이 바로 그녀의 고향이라고 한다.

딸은 캐나다에서 학교를 다니고 아들은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래서인지 해외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은 예사롭지 않다.


한번은 학교 현관에 위치한 소파에 고등학생 남자아이가 앉아있었다. 그 아이는 어디가 좀 아파 보였다. 이내 교장 선생님이 오시더니 그 아이의 이마를 짚어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했다.

학생의 이마를 짚어보던 그녀의 모습은 내 기억속에 깊이 파고들었다. 그녀는 교장 선생님이었지만, 엄마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듯 보였다.


며칠전 여름방학을 했다. 우리는 이번 여름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해야하고, 아이들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긴다.

처음에 델리로 가게 되었다고 소식을 전했을 때, 교장선생님은 활짝 웃으며 서운하지만 잘됬다고 말해주었다. 델리의 학교가 더 크고 더 좋다면서.

그리고 그 학교의 교장선생님과 친구 사이라며, 필요한 서류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 선생님이 너무 고마웠다.


학교의 마지막 날, 여러 서류를 받아 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교장 선생님은 나를 꼭 안아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눈이 빨개 지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이다.

그녀는 내 두 아이를 꼭 안아 주더니, 델리에서 만나자고 한마디를 덧붙였다.


내 아이를 엄마같은 마음으로 보살펴주고, 우리들을 진심으로 아껴준 그녀의 마음이 정말 고맙다.

이런 교장선생님을 만난 내 아이들은 정말 행운아인것 같다.



뭄바이 프랑스 학교에 다니면서 정말 행복했어요  

이제 아이들은 여름 방학을 했고, 하루종일 집에서 놀고 있어요.

인도는 몬순시즌이 되어 날마다 비가 옵니다.

아이들 방 창문으로 비가 다 들어와 난리가 났어요.

꽉 닫힌  창문으로 비가 줄줄 들어오는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답니다. 우리집은 4층인데 말이죠.....

어떤 집은  창문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는데,

다행히도 창문이 떨어지진 않았어요.

조만간 떨어져 나갈지도 모르겠지만요.


저희는 새로운 곳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또 시작합니다.

새로운 곳으로 가기 전, 뭄바이에서 마지막 추억을 잘 만들어보렵니다.....

(좋은 추억이 될지, 나쁜 추억이 될지 모르겠지만요.)


**커버사진은 교장선생님의 고향, 보라보라 섬입니다** (출처 unspla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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