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엄마, 나 힘들어.......
아이의 갑작스러운 말에 마음 한 곳이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요 며칠 큰 아이의 표정이 좋지 않았어요. 원래부터 긴장을 잘하고, 예민한 아이였어요. 하지만 새 학교에 다닌 지 6개월이 넘었으니 적응도 다 되었고, 친구들과도 친해져서 더 이상 힘들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엄마, 나 학교 가기 싫어.
아이의 두 눈이 붉게 변했습니다. 큰아이는 언젠가부터 눈물을 보이는 것을 싫어합니다. 엄마 앞에서는 좀 울어도 되련만, 두 눈에 힘을 꽉 쥐고 눈물을 참습니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볼 때마다 엄마 마음은 안쓰러움에 목이 메어옵니다.
“뭐가 제일 힘들어?”
“프렌치 공부하는 게 힘들어. 선생님이 자꾸 화를 내. 그리고 어려운 걸 자꾸 시켜.”
프랑스어 선생님은 인도 출신의 예쁜 여자 선생님입니다. 아이에 대해 물어볼 때마다 항상 긍정적인 말을 해주었지요. 그런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화를 잘 낸다고 하니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지안이는 선생님이 화를 내면 바로 긴장을 하는 아이입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처럼 좀 모르는 문제나 어려운 문제는 그냥 넘어가도 좋으련만, 그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이를 안아주고, 기도해 주는 일뿐이었어요. 곧 방학이니, 조금만 참고 방학하면 실컷 놀자고 했지요.
과거에 스트레스로 인한 강박증이 심하게 왔었던 경험이 있기에 아이의 “힘들다”는 신호를 받으면 나도 모르게 바로 긴장을 하게 됩니다. 7살 때보다는 아이가 많이 성장했기에 이겨내는 힘도 커졌겠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은 항상 조마조마합니다.
반면, 둘째 아이는 프랑스 아이들 사이에서 거침이 없습니다. 원어민 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목소리가 크고 말이 많습니다. 수업시간에도 가장 적극적이며 쉬지 않고 손을 들어 자신의 존재감을 백 프로 드러내는 아이입니다. 프랑스 아이들 사이에서 절대 기죽지도 않고, 할 말을 다 하는 아이를 보며, ‘넌 도대체 어느 별에서 왔니?’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5살에 시작해 이제 7살이 된 소은이는 언어를 스펀지처럼 흡수합니다. 자기 말이 틀리든 말든 신경 쓰지 않습니다. 모르는 말은 자기가 아는 말들을 가져다 붙여서 자기만의 언어로 말을 합니다. 그리고 프랑스 아이들과 놀면서 들은 말을 기억해 두었다가 자신만의 언어로 사용합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다카에서 시작된 프랑스 학교, 이제 2년이 넘어갑니다. 프랑스학교의 시스템이나 문화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시작했는데, 이제야 조금씩 그 시스템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기록을 해보려 합니다.
프렌치를 전혀 못하던 아이들이 어떻게 프랑스 학교에 적응하고 배우고 성장하는지 쓰려고 합니다.
한국의 교육과는 조금은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두 아이들, 앞으로 어떻게 자라나게 될까요?
인도에서 프랑스학교 다니는 한국 아이들,
더욱이 그 부모는 프렌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
과연 이런 환경에서도 아이들은 잘 성장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이 글은, 아이들의 성장과, 그 부모의 성장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