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의 배웅

기다리는 것 말고는

by 김여은


오늘 집을 나서는데 늘 그렇듯 할매가 배웅을 한다. 방 안에 앉아있다가 두 손으로 땅을 짚으며 간신히 일어나 현관으로 나온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다녀와라!' 해도 될 걸 꼭 그렇게 나와 기어이 내 뒷모습을 본다. 신발을 신고,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할매가 묻는다. "오늘도 늦게 와?" 어제랑 비슷하게 올 것 같다고 대답했다. 어제 나는 할머니에겐 한밤중인 11시쯤 집에 왔다.


이어지는 할매의 한숨 섞인 혼잣말에, 나는 갑자기 현관문이 너무도 무겁게 느껴졌다. 차마 할매랑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겨우겨우 문을 열고, 또 닫고 나왔다. 뭐라고 대꾸도 못하고, 바보같이.


"만~날 식구들이 그립다."


식구가 다섯이나 되는데, 할매는 늘 외롭고, 언제나 누군가 그립다.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는 할매의 일상.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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