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유를 창조한
이곳은 주중 주말 상관없이 하루 종일 체험 학습과 교육활동 등으로 바쁜 하루가 계속되었다. 내가 이곳에 지내는 동안에도 정말 많은 손님들이 다녀갔다. 1박 2일 동안 단체로 워크샵을 왔던 팀, 체험학습을 왔던 초등학생들, 2박 3일간 농업교육실습을 왔던 고등학생들, 한옥에서 숙박을 하기 위해 놀러 왔던 가족들 등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아버님은 주로 농사의 전반적인 관리를 하시며, 학생들의 실습 교육을 담당하고 계셨고, 단체팀을 상대로 '친환경 농법'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기도 하셨다. 어머님은 이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을 위해 건강한 밥상을 준비하시고, 올바른 식생활에 관한 '요리 교실' 및 각종 체험학습을 진행하기도 하셨다.
이곳에 방문한 모든 사람들은 먼저 아름다운 한옥의 모습에 반하고, 이어 진행되는 재밌는 체험학습과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에 반하였다. 아름다운 곳에서 좋은 강의도 듣고, 체험학습도 하고, 건강한 밥도 먹고, 잘 지어진 한옥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힐링' 그 자체였다.
나도 이곳에 지내는 며칠 동안 농사일과 체험학습을 도와드렸는데(사실 구경한 게 대부분이었지만), 이렇게 멋진 공간에 와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어느 날 저녁 하루 일과를 마치고, 어머님과 저녁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땐 여기가 그냥 다 황량한 논과 밭이었으니까요"
"처음엔 많이 힘드셨겠네요"
"그렇게 몇 년 동안 농사를 지어서 처음으로 한옥집 한 채를 지었을 때는 정말 너무 행복했어요"
"돈도 돈이지만, 한옥에 들어가는 모든 나무들을 직접 고르고 구하면서 정말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갔거든요. 그렇게 꾸준히 농사를 짓고, 체험학습장을 시작하면서 이제는 이곳이 체험학습과 교육의 장소로 자리를 갖추게 되었죠"
"와 진짜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거네요"
어머님은 옛날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점점 눈가가 촉촉해지셨다.
"그럼 앞으로도 다른 계획이 있으신가요?"
앞으로도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게 꿈이죠
무엇보다 가족이 함께 모여 일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담양의 한 체험학습장. 이곳에 있었던 추억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2018년 5월부터 10월까지, 지역 음식과 지역 농산물을 주제로 전국 배낭여행을 했습니다. 시골 농촌에 가서 일손을 도와드리고, 집 밥을 얻어먹으며 151일간 전국을 돌아다닌 여행. 직접 체험했던 농사일, 각 지역 농부님들의 다양한 이야기 등. 여행을 하며 느낀 모든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