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아프지 마
-구례 섬진강변 둘레길에서
나 만날 너 생각하지 않아
퍼질러 앉아 빈둥거릴 뿐
그래도 말야, 나는 너를
가까이 느낄 때가 참 좋아
차창문 너머 살짝 뵈다가
스치는 얼굴 같은 너는
섬진강 대나무 숲 길에
맴돌고 있는 들깻잎 내음
덜 아문 수해의 상흔 위에
선물로 와준 노란 갓꽃들이
꽃밭을 이루는 오월이 오면
여기 함께 오자, 나비처럼
산 이정표로 오솔길에 서서
이슬만 마시고 자란 차나무
이파리를 휘휘 덖은 죽로차
첫물 내려 나랑 함께 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