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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4-4. 태풍이 오면
by
정영의
Dec 14. 2024
허리 굵은 키다리나무는
만날 그늘만 드리우더니
세찬 바람이 몰려오니까
가지 끝 이파리 하나까지
흔들리고 휘어지고 꺾이며
앓는 짐승의 소릴 내지만
나는 깊게 허리를 꺾어
내 바람에게 경례할 뿐
바삭바삭 풀피리를 불고
소심하게 샤워도 하면서
나 혼자 편안해도 되나?
남몰래 즐기는 민망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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