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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철부지

by 정영의

오늘은 열일을 하는 뒷잔등에

축축하게 차올라 흐르는 땀을

뽀송뽀송 식혀주는 서늘한 바람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오늘이 가을이냐 겨울이냐

날짜와 계절을 손꼽고 있네


첫 서리에 맛이 든 사과가

달디달게 익어가는 동짓달에

봄꽃 민들레는 왜 피는 건데!


풋 추위에 속살이 아리든 말든

분단장한 턱을 꼿꼿이 치켜들고
꽃멀미를 부르는 장미는 뭐고!


나만 보고 웃지들 마소 그래

사방천지 철모르는 것만 뵈니

개망초꽃마냥 그냥저냥 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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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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