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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의 Nov 16. 2024

3-10. 아이의 서가를 정리하며

출근하는 아빠 따라 애들을 등원시키면

방은 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난장판 모습     


와르르 쏟아진 책들을 꽂기 시작한다

날마다 되풀이 되는 작업, 끝이 안 뵈는       


꽂을 일 없는 책들에 먼지가 쌓이보다

손때 묻어 누덕누덕한 책을 꽂는 것이 낫다     


책을 읽는지 그림을 보는지 모를 풋 독서에

낭독에 빚진 죄인에게 양 손 가득 책을 내밀어도


 출판사 별로, 더 어린 애를 위한 책끼리 1권부터 차례대로, 지은이가 같은 것끼리 모은다     


제 자리 잡들에게 자리일랑 다 내어주고

어디에도 안 걸리는 애들만 쫓겨 다닌다     


서운해 하지 마, 사실은 너희 더 소중 

내 아이에게 꼭 읽히려 골라모셔온 몸들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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