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ly
침범할 수 없다고 여긴 고독에 심각하게 갇혀 있다가도
누군가의 전화로
너무도 쉽게 "기뻐진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비록 내 고독의 체면을 지킬 수는 없었지만
기분은 한결 나아진다.
고독은 고독으로 수렴되는 듯 보이지만,
단 한순간도 고독은 고독을 사랑한 적 없는 것 같다.
사랑을 안 적도 없는 것 같다.
흔히들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된다고 하지만,
기쁨만큼 그 느끼는 정도에 있어서 이기적인 것은 없기에
기쁜 자의 수만큼 기쁨의 개수가 생길 뿐인 것 같다.
슬픔은 나누면 나눠지는 것 같지만,
각자 감당해야 하는 슬픔의 어느 정도까지는 나눌 수는 없다.
각자 견디고, 기뻐하는 것일 뿐이다.
때마침 옆에 누군가가 있는 행운이 있었고,
어쩌면 혼자여야 하는 시간도 있을 것이다.
어떤 시간을 견뎌야 하든,
물론 혼자 보다 둘이 낫겠지만,
혼자여야 한다면
내 슬픔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사랑은 남겨두고 싶다.
어디까지나 사랑 조차
허상일지라도.
내가 사랑이라 부를 때 저 편에서 웃고 있던 당신은
허상이 아니었으니까.
그래야만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