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버스를 타고 택시를 타고 기차를 타고 배를 타고
지금보다 더 많이 다녔었나 보다.
뭘 타고 다닌 기억이 많다.
중학교는 한 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다녔었다.
왕복 두 시간.
아득하다.
아빠차는 진짜 많이 탔는데
그때 맡은 시트의 쿰쿰한 냄새와 기름내가
아직도 코에 남아있다.
어지럽다.
멀미가 심해서 아빠차를 타면
언제나 창문을 열고 온 바람을 얼굴로 맞으며 달렸다.
심심하면 입을 벌리고 바람을 맞았는데
그러고 있으면 혓바닥이 마르는 느낌이 재밌었다.
기차도 자주 탔었다.
외할머니 집인 여수에 갈 때마다 새마을호를 탔다.
그때는 ktx 같은 건 없어서 새마을호면 제일 좋은 거였다.
제일 좋아도 서울역부터 여수까지 여섯 시간은 꼬박 달려야 겨우 도착했었다.
좁은 기차 안에서 몸살이 났다.
역방향은 더 했다.
뱃멀미는 또 얼마나 심한지
고등학교 때 배 타고 야영 가는 날,
뱃멀미 심한 학생은 따로 모였는데
나는 그 애들과 함께 배 한편에 드러누워
파도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시름시름 앓았다.
그런 기억이 많다.
그림은 교토와 오사카의 탈 것들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