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하다 보면 놀라운 사실 한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아이는 더없이 너그러운 존재라는 것이다.
세상 어떤 존재에 대해서든 앞서 판단하지 않는다.
아이에게는 사람, 동물, 곤충, 식물 모두가 다르고 똑같다.
엄마가 한순간 이기지 못한 화를 쏟아내도 금세 티없는 웃음을 건네준다.
사랑하는 상대가 너그러우면 그 사랑의 양상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그 너그러움에 기대어 한없이 이기적으로 변하는 것.
바람직한 다른 하나는 그 너그러움에 비추어 스스로도 더 큰 사람으로 자라는 것.
아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너그러우며,
아이를 향한 사랑은 의심의 여지없이 바람직한 양상으로 흐른다.
상대방에게 발맞추어 나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일은
때로 걸음은 사뿐거리고, 심장은 기분좋게 쿵쾅거리며, 나도 모르게 하늘 올려다보며 함박웃음 짓게 할 만큼 행복하다.
그런가하면 때로는 나의 한계를 시험하게 하고, 매순간 나의 부족함을 고통스럽게 확인시켜주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가고있는 존재 앞에서 내 생각과 의지와 수많은 규칙들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절절히 깨닫게 한다.
그렇기에 육아는 반드시 행복하고 고되다.
그렇기에 나에게 육아(育兒)는, 육아(育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