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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원 Nov 06. 2024

[일본 맛집_도쿄] 쿠시야키

쿠시테이(串亭) 에비스 본점

식    당    명 :  쿠시테이(串亭) 에비스 본점

먹었던 음식  :  쿠시테이 오마카세

위          치  :  https://maps.app.goo.gl/kDxmWRDnE5LWoH117

                         https://retty.me/area/PRE13/ARE7/SUB701/100000012628/photos/


[5점 만점]

지역성 : 5  /  재방문 : 4 /  동행 : 5 / 시설 : 5


2011년 이후 2년에 한 번씩은 도쿄를 방문했다.

매번  출장이었다.


일본 출장은 기회와 신용을 구축하기 위한 만남이 목적이었다.

현대 IT 퇴사 후 내 사업을 할 때는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을 연결하는 일이 주 업무였다.


기업을 연결한다고 해서 많은 기업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성과 신뢰할 수 있는 기업 풀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일본 사업은 한국처럼 빨리빨리가 아니다. 그래서 몰입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물 흐르듯 일하다 보면 사업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2017년 12월 도쿄를 마지막으로 방문했다. 이후 시드니 쪽 사업 추진으로 해외 출장지가 바뀌면서 도쿄 출장은 뜸해졌지만 파트너와의 관계는 친구처럼 지속되었다.


2017년 이후 7년이 되는 해, 2024년 6월 나는 다시 도쿄를 방문하였다. 

이때 방문은 나에게 아주 특별했다.


이전까지는 한일 기업 연결이었다면 이번 방문은 우리 회사를 소개하고, IR 기회를 얻은 시간이었다.

또한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을 제안하는 자리였다. 일본에서 우리 회사를 소개한다는 생각과 7년 만에 재회하는 파트너들과의 만남에 약간의 긴장감을 갖고 도쿄로 향했다.


공항에 내려 파트너들과 약속된 장소로 이동했다.그들은 나와의 저녁을 준비했다. 나는 구글 지도를 보며, 약속된 지하철 역으로 갔다. 일본 지하철 안 풍경은 한국에서 보던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하철 역 안

지하철을 3번 환승하며, 나는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처음 가는 길이라 시간을 넉넉하게 두었는 데,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도착하였다. 주변을 살피면서 지하철 역사 주변을 구경하며, 한국과 다른 풍경을 이방인의 시선으로 거리를 바라보았다.


역 인근의 우체통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일본 파트너 1명이 왔다.

1차로 함께 저녁을 먹고 2차에서 다른 파트너들과 합류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유는 영업 담당 부장인 다른 파트너가 고객과의 저녁으로 1차 식사는 나와 어렵고,2차는 꼭 함께 하겠다고 했다.

출장 첫날부터 난 일본 샐러리맨의 퇴근 2차까지 경험하게 되었다.


우리는 오랜만에 만나 악수를 하고, 한국과 일본인스럽지 않은 가벼운 포옹을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대화를 열었다. 그녀는 나에게 외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인들이 자주 가는 음식점을 소개하고 싶다고 하였다. 그녀는 나의 취향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가끔 우리가 음식 얘기를 할 때면 나는 지역 음식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곤 했는 데, 그녀는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길을 모르는 아이처럼 나는 그녀의 뒤를 따라 이 골목 저 골목을 지나 식당으로 향했다. 그녀가 나를 위해 예약한 곳은 쿠시테이 에비스 본점이었다.

쿠시테이 에비스 본점


쿠시테이 串亭 (くしてい/Kushitei)는 '꼬치구이요리 전문점'이라는 뜻이다.

이 식당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은 한국에서 경험했던 덴푸라 전문점(天ぷら屋/てんぷらや) 같았다.

덴푸라가 튀김요리 전문점이라면 쿠시테이는 구이요리로 야키토리(꼬치구이) 전문점이었다.


그녀는 나를 위해 사전에 쿠시테이 오마카세 메뉴를 예약했다.

메뉴는  【오키리 참】으로 꼬치 튀김 12종과 밥을 포함한 19종의 코스였다.

계절의 야채, 전채 3종, 엄선 꼬치 튀김 4개, 나카하치 일품, 맛 꼬치 튀김 4개, 계절의 꼬치 튀김 4개, 한입 밥 등등이었다.

쿠시테이 쿠끼야기

우리는 그동안의 개인사와 내일 회사에서 해야 할 일 등 서로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느라 정신이 없었다.


식당에서는 코스 요리에 맞춰서 꼬치구이가 나오고, 꼬치구이가 나올 때마다, 셰프는 일본말로 음식 재료와 요리 방법 및 먹는 법을 열심히 설명해 주었다. 우리는 하던 이야기를 멈추고, 그녀는 셰프 말을 나에게 한국어로 통역을 했다. 맛있는 음식의 깊이를 느끼기에는 우리 둘 다 조금은 어수선했지만, 좋은 사람과 좋은 곳에서 음식을 함께한다는 것으로 행복했다.


쿠시테이 식당 안에 들어왔을 때 가족 모임과 비즈니스 모임 그룹이 눈에 띄었다. 조금은 어두운듯한 분위기와 조용한 실내가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나는 셰프 설명을 통역해 준 그녀의 말을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갓 구워 나온 음식들의 아싸함, 달콤함, 고소함 등이 기억에 남아있다. 재료 본연의 맛과 불에 구웠을 때 느낄 수 있는 맛 그리고 처음 먹어보는 꼬치구이 등은 정말 일품이었다. 음식 맛보다 우리 만남의 회포로 미처 음식맛을 충분히 느낄 수 없는 조금의 아쉬움을 남긴 채 우리는 식당을 나왔다.


다음에 다시 내가 도쿄를 온다면 편안하게 이곳을 방문하여 오롯이 꼬치구이를 즐기고 싶다.


1차를 마치고 우리는 2차 자리로 옮겼다. 그곳은 도쿄 샐러리맨들의 회식장소로 유명한 곳이라고 했다. 

나도 도쿄의 샐러리맨이 되어 그들과 늦은 시간까지 포차에서 함께 했다. 

다음날 IR과 회의는 잠시 잊어버리고...


도쿄 도착하자마자 저녁과 회식으로 피곤함이 쌓였지만, 그들의 응원과 그들이 마련해 준 기회와 시간에 감사하며 다음날 준비해 간 사업을 발표하고 협의하였다.

사업도, 일도 결론은 사람임을 다시 한번 더 느꼈던 시간...


쿠시테이의 쿠시야키의 아쉬움을 간직하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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