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학교생활도 이랬을까 - 동창회 같았던 학과의 부스(2일차)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니 10시 정도가 되었다. 첫 차를 타겠다는 나의 다짐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부랴부랴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도착했고, 빠르게 정비를 하고, 제대로 된 잠을 청하게 되었다. 그리고 눈을 뜨니 2시, 잠을 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학교로 향하여 부스 준비를 도와야 했다. 다시 학교로 향하는 지하철을 타고, 4시가 되어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시 도착한 학교에서는 축제의 열기가 계속되었다. 학교는 정말 시끌벅적했고, 행복한 웃음으로 가득할 뿐이었다. 지하철의 입구를 오르는 순간부터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었다. 그렇게 학교 입구의 우리 부스에 도착하니, 어제와 같은 상태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
축제 각 날마다 담당들도 정해두었기에, 오늘의 담당들이 준비한 듯 보였다. 어제의 큰 흑자에 우리 학과는 더욱 들떠있었고, 학과 사람들 모두가 어제보다 신나 보였다. 오늘도 다시 해보자는 마음으로 파이팅을 다졌고, 그렇게 축제의 2일 차가 시작되었다. 어제의 예상보다 많았던 매출에 재료가 부족하여, 도착하자마자 인근 마트로 재료를 사러 출발했다.
다들 흥이 나서 인지 같이 가자고 했고, 동기들과 이동하며 어제 있었던 크고 작은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제 생각지도 못한 동기 둘이 손잡고 있었다더라~, 어떤 선배랑 동기랑 데이트하더라~, 하며 어제 그 친구한테만 집중하며 시간을 보낸 나는 몰랐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나중에 보니 정말로 사귔다더라~)(같은 학과 사람들끼리 혹은 데려온 친구들 중에서 썸을 탄다. 실제로 축제의 열기로 크고 작은 썸이 평소보다 많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씨씨 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우리는 인근 마트에서 재료를 보충하고, 주점의 문을 열 준비를 마쳤다. 오늘은 동네 친구들이 대거로 오는 날이었고, 일하는 날이 아니었기에, 놀 생각이었다. 그러나 어제 그 친구와 놀면서 2시간 정도 빠진 것과 학생회로써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옆에서 동기들을 서포트하며, 주점 운영에 힘을 주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의 축제 2일 차 주점을 개점했다. 개점하자마자 동네 친구들이 왔기에 자리에 앉혔고, 그 친구들과 놀다가도 동기들을 소개해주며, 각자의 크고 작은 인연을 이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부를만한 친구들이 동네 친구들이다 보니, 주점에서 기존 안면만 있던 동네 친구들끼리 인연을 이어 주기도 하는 희한하면서 특별한 광경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친구들에게 서비스도 주고,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도 하며, 추억을 쌓았다.(서울이라도 굉장히 멀리서 학교 생활을 하고, 학생회 활동으로 너무 바쁘다 보니 볼 시간이 적었다.)
어느 정도 친구들에게 다른 이들을 소개도 시켜주며, 자리를 잡아가던 중이었고, 만석일 때까지 서빙도 도와주었기에 조금 쉴 타임이 필요했다.
그렇게 첫날에는 관심도 없던 연예인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그 날은 빈지노가 방문하는 날이었다. 우리는 운동장 쪽에 운영되는 스테이지와는 거리가 멀었기에, 운동장에 있는 주점에게 처음으로 메리트가 적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오늘 일하는 날이 아닌 동기들을 이끌고. 운동장이 보이는 학과실로 가서 빈지노를 먼 거리에서 관람하였고, 꽉 찬 운동장을 처음으로 보며, 연예인의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연예인 관람을 마치고 부스로 돌아오니 친구들은 벌써 집을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어준 친구들끼리 연락처도 교환하고 재미있게 보낸 듯 보였다.(내가 원하는 인연이 연인으로 이어주려던 건 아닌데, 서로 호감을 보인 친구와 동기들이 많은 듯 보였다.) 동네 친구들이었기에 역시나 나와 같이 2시간을 달려 집을 가야 했고, 막차 시간이 금방 찾아왔기에, 아쉽지만 더 놀 수가 없었다.
친구들은 지금 모인 동네 친구들끼리 동네에 가서 더 마실 거라 했고, 함께 가자고 권유해왔다. 학생회만 아니었어도, 친구들과 동네에 가서 더 놀고 싶었다. 중, 고등학교 동창회처럼 많은 인원들이 모였었고, 다시 이렇게 모일 수 있을까 하는 조합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아쉽지만, 다음에 보자는 말을 하고 친구들을 마중했다.
친구들의 마중을 끝내고 돌아오니, 주점에서는 (또) 양주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고, 장기자랑을 하면 양주를 준다는 말에 참가하여 예거 마이스터라는 양주를 쟁취할 수 있었다. 그 예거로 아직 집에 안 간 친구들과 다른 동기들의 친구들, 동기들과 마셨고, 그렇게 비몽사몽 한 2일 차를 보내게 되었다.
2일 차는 새벽 4시가 마감시간이었고, 마지막 날은 학과 사람들 모두가 함께 마무리하는 날이었기에 동기들끼리 놀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동기들과 자리에 앉아, 축제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오늘 온 내 친구들 이야기를 하며, 서로 호감을 표한 동기들을 굉장히 놀리기 시작했다.(어제 내가 그 친구를 마중을 보내고 돌아왔을 때, 굉장히 놀렸던 친구들이었기에 더욱 괘씸해서 더 놀렸다.)
그때 마침 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계속 연락으로 괜찮냐고 걱정해왔던 그 친구였는데, 자기는 이제 잘 거라고, 자기 전에 걱정돼서 연락했다고 했다. 그 말 한마디, 한마디 하는 그 친구의 목소리가 너무 이뻤고, 그 마음이 너무 이뻐서 설레었다. 그 친구의 연락 덕분일까, 그 친구에게 취한 모습을 안 보이고 싶어서 일까, 술이 깼다.
지금 굉장히 멀쩡하다고, 부스도 매진돼서 곧 정리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오늘 있었던 일을 서로 목소리로 다시 공유했다. 그 친구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전하고, 내일 아침에 멀쩡한 채로 내가 먼저 일어나 있을 거라고 장난을 쳤다.
그 친구는 장난치지 말라며 웃었고, 그리고 그 친구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굉장히 설레었다. 그러면 아침에 깨워달라는 말이었다. 그 말에 머리가 순간적으로 굳었다. 두근거렸다. (이 포인트에서 설레는 내가 이상할지도 모른다. 그 친구여서 설렜던 걸 수도 있다.) 몇 초동안 멍하니 아무 말도 안 하니, 그 친구도 부끄러웠는지, 장난이라고 했다.
당연했다. 그 친구도 용기 내서 한 말이었을 것이다. 나도 그 친구의 용기에 조금 용기 내어 이야기했다. 설레서 아무 생각이 안 났다고, 내일 깨워주겠다고, 잘 자라고 이야기했다. 그 친구도 잠시 말이 없더니, 고맙다고 내일 아침에 연락해달라고 이야기하며, 우리는 전화를 끊었다.
나는 아직도 두근대는 심장을 붙잡고, 부스로 돌아왔고, 몇 분 동안 멈추지 않았다. 다시 자리에 앉아 동기들과 놀던 중, 우리는 매진으로 12시쯤 얼추 마무리되는 부스 일을 도와주었다.(마트도 다 문을 닫았고, 다들 지쳤기에 더 이상 부스를 운영할 수 없었다.)
우리는 얼추 마무리되는 부스였기에, 같은 시기에 축제를 진행 중인 옆 학교로 이동하게 되었다. (오늘 일하는 친구들도 어제 다녀왔으니, 죄책감을 크게 가질 필요는 없었다.) 다른 학과 부스를 갈까 했지만, 이미 적응한 학교의 분위기보다는 새로운 학교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다.
그렇게 옆 학교로 이동하여, 2일 차의 마지막 밤을 즐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