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여행 12
이집트 여행 12
과거 룩소르 지역은 고대 이집트 신왕국 시대의 수도 테베. 강력한 왕권을 가졌던 파라오, 아멘호테프 3세와 람세스 2세가 건설한 신전과 오벨리스크 등을 볼 수 있다.
이집트는 나일강을 기준으로 구분해 살아왔다. 서쪽은 죽은 자들의 땅, 네크로폴리스 Necropolis, 동쪽은 산 자들의 땅, 아크로폴리스 Acropolis. 룩소르 역시 동안과 서안으로 유적들이 나뉘어 있다. 우리는 나일강을 넘나들며 서쪽에서는 무덤을, 동쪽에서는 신전을 둘러볼 예정이다.
서안 : 왕가의 계곡, 하트셉수트 장제전, 멤논의 거상
동안 : 카르낙 신전, 룩소르 신전
아침 일찍 에드푸의 호루스 신전을 보고 룩소르로 향했다. 기찻길을 따라 3시간 정도 이동한다.
오전 10시, 룩소르에 도착해 가장 먼저 마주한 건 멤논의 거상. 3400년 전 만들어진 두 조각상은 파라오 아멘호테프 3세의 거대한 신전 정문에 서있던 것으로 폐허가 된 장제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우리나라 정승처럼 룩소르 왕가의 계곡을 지키는 장군의 의미이다.
멤논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리스로마신화 속 인물이다. 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아들이자 전설 속의 에티오피아 왕. 기원전 27년 지진으로 붕괴된 석상에서 당시 생겨난 틈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면서 노래와 비슷한 소리가 발생하였는데, 이를 멤논의 노래라고 여긴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다. 서기 199년 로마의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가 멤논의 거상을 보수하였고, 더 이상 바람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
이곳에서 휴게소를 들른 후 본격적으로 룩소르 투어를 시작한다.
Name in English | Colossi of Memnon
Address | Thebes, Al Qarnah, Al Qarna, Luxor Governorate 1341703 이집트
Completed | BC 1350
입구에서 카트를 타고 계곡 깊숙이 들어간다. 양옆으로 이어진 작업 현장들을 바라보며 달려간 왕가의 계곡. 삭막한 계곡 절벽에는 여전히 보물들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발굴 작업도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총 63개 무덤이 발견된 왕가의 계곡. 발견 순서대로 King's Valley의 약자인 KV 뒤에 숫자를 붙여 이름을 매겼다.
Name in English | Valley of the Kings
Address | PJW3+5WW, Kings Valley Rd, Kharga, New Valley Governorate 1413101 이집트
Completed | BC 16C - 11C
왕가의 계곡은 파라오의 무덤! 고대 이집트 고왕국, 중왕국 파라오들이 피라미드를 지어 무덤을 만들었지만 많은 인력과 자본이 필요한 데다가 도굴을 당하며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다.
신왕국 시대에 이르러 파라오 투트모세 1세는 안전한 부활을 위해 무덤을 새롭게 조성하게 되는데 바로 계곡에 비밀리에 무덤을 만드는 것이었다.
지상에 노출되는 구조물 대신 가파른 계곡 아래에 구멍을 파고 들어가 파라오의 묘실을 만들었고, 장례가 끝나면 입구를 봉인해 아무도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하게 했다.
물론 실제로는 대부분의 무덤이 도굴되었다. 무덤을 만들던 작업자들이 미리 표시해 둔 뒤 도굴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입구와 도굴로를 동시에 만들었다거나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설도 있다. 어찌 되었든 그중에서도 도굴당하지 않고 온전하게 발견된 무덤이 있는데, 바로 투탕카멘의 무덤(KV62)이다.
아쉽게도 선택관광으로 60유로. 왕가의 계곡 입장 티켓으로는 3개의 무덤을 볼 수 있는데 투탕카멘 티켓이 있으면 총 4개 무덤을 보는 것. 이집트 뮤지엄에서 본 것처럼 무덤 내부에 있던 보물들은 모두 박물관에 있지만 무덤 내부에서 투탕카멘의 미라를 볼 수 있다.
사실 투탕카멘은 '소년왕'이라 불렸을 만큼 어렸을 때 사망했기 때문에 무덤 만들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다 (?) 그래서 디테일이나 완성도는 다른 무덤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라 한다.
왕가의 계곡에는 우리는 투탕카멘의 무덤 주변에 위치한 무덤을 봤다. 입구 표지판에 무덤 내부에서 보면 좋을 포인트들을 표시해 놔서 좋았다. 비슷해보이는 히에로글리프 사이에서 그림들을 찾아보면서 벽화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메렌프타 Merenptah
람세스 9세 Rameses IX
람세스 4세 Rameses IV
먼저 메렌프타. 제19왕조 4대 파라오로 람세스 2세의 13번째 아들이다. 람세스 2세가 워낙 장수했던 파라오이다 보니 메렌프타는 자신의 위로 있던 12명의 형들이 먼저 죽고 70세가 넘어서야 파라오로 등극했다.
다음은 람세스 9세. 신왕국 제20왕조 8대 파라오로 람세스 3세, 람세스 11세 다음으로 오랫동안 재위한 군주. 당시 파라오들은 즉위와 함께 자신의 무덤을 만들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재위한 람세스 9세의 무덤은 그만큼 디테일한 장식이 많고 규모도 크다. 컬러풀한 벽화가 정말 멋졌던!
마지막은 신왕국 제20왕조 3대 파라오, 람세스 4세 (KV2). 고대 이집트가 몰락하던 시대를 다스렸던 비운의 군주. 채색이나 보존 형태가 좋아 관광객이 많은 편이다.
참고로 왕가의 계곡은 정말 땡볕 그 자체, 너무 더웠던 곳... 선글라스, 긴팔, 모자는 필수다. 아주 조그만 그림자에 계속 숨어 있었다.
다음은 왕비의 계곡. 파라오들의 무덤인 왕가의 계곡은 투어 일정에 포함되어 있지만 왕비들과 왕자들이 잠들어있는 왕비의 계곡은 선택관광으로 185유로.
그중에서도 특별한 네페르타리 무덤. 람세스 3세가 가장 사랑했던 아내로, 규모와 장식이 화려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내부 채색의 보존도도 훌륭하다. 하지만 185유로, 거의 20만원 넘는 금액인 데다가 내부 관광도 10분으로 제한하고 있다. 정말정말정말 고민 많이 했는데 결국 안 가기로! 참고로 입장료 현지 결제는 6만 5천 원 정도
선택관광 안한 사람들은 버스에서 대기한다. 주변에 정말 아무것도 없고 2시간 가까이 기다린 것 같다 흑흑 입구 기념품 샵 구경 갔다가 비둘기에 둘러싸인 듯한 피곤함과 공포를 느끼고 버스로 다시 컴백.
신왕국 제18왕조 5대 파라오로 여성 파라오였던 하트셉수트. 그녀 역시 왕가의 계곡 KV20에 묻혔는데 암벽 너머 반대편에 그녀를 위한 장제전이 있다. 여자로 파라오에 등극한 하트셉수트. 강력한 힘과 권위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는데 장제전 역시 그중 하나였다.
Name in English | Temple of Hatshepsut
Address | Kings Valley Rd, قسم الواحات الخارجة، New Valley Governorate 1340420 이집트
Completed | BC 15 Century
장제전은 총 3단으로 이루어진 테라스 형태. 입구에서 1층 테라스만 해도 너비 75m, 길이 120m이다. 카트를 타고 1층 테라스까지 이동 후 2층 테라스 경사로를 올라간다.
과거에는 사막에 서있는 삭막한 신전이 아닌, 아름다운 정원이 있던 신전이었다. 장제전 바로 앞까지 나일강의 푸른 녹지와 정원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사막화의 진행으로 이집트는 점점 메말라갔고,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3층 테라스를 지키는 오시리스 기둥을 볼 수 있다. 원래는 26개 기둥 모두에 서있었을 오시리스. 지금은 8개만이 남아있다.
가장 안쪽에는 테베의 지역신이었던 아문 지성소. 입구 양옆을 아문이 지키고 서있다. 양옆으로는 사랑의 신 하토르와 죽음의 신 아누비스의 신전.
다시 카트를 타고 돌아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이제 산 자들의 땅, 아크로폴리스 동안으로 이동한다!
#미하치이집트 #이집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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