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육아월드

전쟁 같은 사랑

by Janet M




아이가 세상에 나온 지 이주일이 막 지나갔다.


조리원에서 아기를 받아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포대기에 쌓여진 이 아이가 내 아기가 맞는지 문득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몇 번이나 아기의 얼굴을 확인하고

아기의 팔을 두르고 있는 팔찌에 쓰인 이름을 확인했는지 모르겠다.


백미러에 비친 운전하는 신랑의 눈빛도 상당히 긴장된 듯 보였다.

아기가 깰까봐 그랬는지, 차 안의 온도가 너무 덥거나 차갑지는 않나 걱정이 돼서 그랬는지,

우리는 연신 작은 목소리로 ‘괜찮아?’ 라며 서로 뭔가를 확인했다.

그러다가 길 저만치 보이는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 우리는 온몸으로 턱을 넘었던 것 같다.


마치, 뚜껑 없는 음료수 잔을 열 개쯤 들고 탄 사람들 같았다.


아기를 안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당연했던 일들은 더 이상 당연한 일이 아닌 게 되었다.






출산과 몸조리 후 약 3주 만에 다시 돌아온 집은

반가움과 낯설음의 딱 중간쯤이었다.

마치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사람처럼 피곤함도 몰려왔고

알 수 없는 여독 같은 것에 푹 젖어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다행히 아기는 곤히 잠들어있었지만 금방이라도 으앙 하고 울어버릴 것만 같아 조마조마했다.

그때부터였던가.

신랑과 나, 우리는 어느새 이 방 저 방을 다닐 때 자연스레 까치발을 들었던 것이다.


이제는 모든 것이 나의 몫이 되었다.

아기를 먹이고 트림을 시키고 목욕을 시키고 재우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거기에 청소와 빨래, 식사 준비까지.


갑작스럽게 관두고 나간 알바 때문에 온갖 일들을 하루아침에 떠맡게 된 사장님처럼,

일단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시고 일의 순서를 정해본다.


일단, 저 산더미처럼 쌓인 짐들을 먼저 풀어야겠다.


찌이익-

가방의 지퍼를 열었다. 아차, 아기가 울기 시작한다.


큰일이다.

그렇게 전쟁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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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육아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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