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어느 날 문득 구글 포토가 10여년 전의 사진을 눈앞에 가져다 놓았다.
그때의 너는, 막 쌓인 눈처럼 새하얗고 소중해서
어떤 발자국이라도 함부로 찍힐까 나는 한없이 두려웠다.
호기심이 넘쳐 분주해진 너의 두 발이 갑자기 사라져버릴까봐
찰나의 시간조차 눈을 뗄 수 없었다.
지금의 너는,
멀리 던져진 공처럼 저만치 달아나버리기 일쑤이고
깨지기 쉬운 유리처럼 움켜쥐기 아슬아슬하지만,
사무치게 그리운 하루의 막바지에
언제고 내게 다시 돌아올 것을 알기에
온통 뒷모습뿐인 너의 뒤에서 나는 한 발짝도 꼼짝 못한다.
나는 너를 부르지 않는 법과
너를 붙잡지 않는 법을 하나씩 배우는 중이다.
혹시라도 네가, 세상이 생각보다 차갑다는 걸 알게 되는 날,
아무 말 없이 돌아와 신발만 벗어 놓고 서 있을 때,
그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뜨겁게 너를 안아주기 위해
기다리는 방법을 배우는 중이다.
맡아두지 않아도 돌아올 수 있는 자리와
설명하지 않아도 울 수 있는 품과
괜찮다고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질 수 있는 사람으로.
나는 여전히 어린 시절 널 안아주던 엄마라는 이름으로.
어느 날 문득, 내게 돌아올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