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깎는 성장에 필요한 Growth Mindset
이 글의 BGM으로는 릴러말즈의
CATCH ME IF YOU CAN을 권합니다.
Catch me If you can
You never touch me 난 날아 더 높이
I got a real ice 하나 남은 건 차지
Catch me If you can
가을 냄새나기 시작한 9월도 어느덧 떠나보낼 때가 되었다. 그렇다. 믿고 싶지 않지만 벌써 또 한 달이 지났다. 사실 추석 연휴, 백신 휴가, 연차 등으로 실제 근무한 시간은 가장 적었으나, 심적으로는 3분기를 마무리하고 4분기를 준비해야 해서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한 달이었다.
PO로서 성적표를 받은듯한 이번 한 달을 한 마디로 회고하자면 "뼈를 깎는 성장"이다.
현재 재직 중인 회사의 핵심 가치 중 하나로, 끝없는 성장을 위해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시도해 얻은 결과로 더 나은 액션을 준비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한계와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계속 도전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게... 말이 쉽지 ^-ㅠ;
모든 걸 잘 해내고 싶은 햇병아리는 조금이라도 실패를 겪으면 그날 하루 종일 나 자신이 순살 치킨이 된 것만 같은 기분에 시달리곤 했다.
멘탈이 겉바속촉. 겉으로는 바사삭, 속으론 눈물 촉촉해지는 요상한 마음의 경지에 이르고 나면 스스로 닭대가리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까지 들 정도였다. 그만큼 뼈를 깎는 성장, 즉 도전을 통해 실패를 경험하고 이를 딛고 다시 또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건 사실 굉장히 고통스럽다.
이번 9월, 클래스101은 세 번째 생일과 함께 시리즈B 300억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개인과 팀을 넘어 회사의 차원에서 뼈를 깎는 성장통을 겪고 또 견딘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동시에 어디서도 쉽게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다. 도전이 있었기에 아파도 성장할 수 있었다. 이번 달 회고에서는 이러한 뼈를 깎는 성장 과정과 그 안에서의 배움에 대해 기록하려 한다.
시리즈B 투자유치를 앞두고 클래스101에서는 수많은 도전이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KT 올레tv와의 협약을 통해 TV로도 클래스101을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준비물까지 보내주는 키즈 클래스를 작은 모바일 화면이 아닌 거실의 큰 TV로 볼 수 있다는 건, 아이를 키우는 주부 분들께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또 AI 크리에이터를 통해 클래스101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게 되었고, 국내 스토어뿐만 아니라 CLASS101 USA, CLASS101 JAPAN 등 글로벌 스토어를 통해 한 · 미 · 일 동시 런칭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제 약 120여 개국에서 클래스101의 글로벌 스토어를 이용한다.
특정 직무에 맞는 클래스들을 묶어 완강 시 크리에이터님과 클래스101의 이름으로 수료증을 발급해주는 101 College 상품군을 런칭했고, 비대면 바우처를 활용한 B2B / B2G 기업교육 구독 서비스도 본격화되었다. 첫 TV CF를 시작으로 버스나 지하철 옥외 광고 등 활발한 마케팅과 함께 모델 박재범 님의 클래스가 런칭되기도 했다.
이렇듯 3분기의 클래스101은 수많은 도전을 했고,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도전은 '원포인트 클래스' 런칭이다.
입사 전, 나는 클래스101을 PMF를 찾은 좋은 사례로 소개하며 잘 만들어 팔기 vs 팔릴만한 것을 잘 만들기라는 글을 쓴 바 있다. 6개월 만에 보는데 지금 보니 감회가 새롭다.
쨌든 200명 이상의 응원을 받아야 정규 클래스로 제작되는 이른바 클래스101의 '수요조사' 과정을 통해 팔릴만한 것을 잘 만드는 클원의 전략을 칭찬했었다.
그런데 막상 입사하고 보니 '팔릴만한 것'을 찾기 위한 시간과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오래 걸렸다.
하나의 클래스를 런칭하기 위해 시장의 흐름을 파악해 적합한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컨택해도 수요조사를 해야 했고, 200명이 넘지 않으면 다시 그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수요조사를 무사히 넘긴다 해도 정규 커리큘럼을 세우고 영상으로 하나하나 제작하고 상세페이지를 검토하는 등 생각보다 많은 리소스가 투입되어야 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수요조사 과정과 정규 커리큘럼 없이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노하우만 있다면 유튜브처럼 짧든 길든 직접 영상을 만들어 업로드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원포인트 클래스' 런칭을 준비했다. 크리에이터 분의 시간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하나의 클래스를 런칭하기 위한 과정이 자동화되고 시간이 단축되는 시스템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때, 나는 앞으로 국내 유튜버라도 미국 시청자로부터 수익을 내고 있다면 세금을 내야 한다며 구글로부터 메일을 받은 상황이었다. 내가 운영하는 채널은 K-pop 콘텐츠를 다루기에 미국 시청자로부터 수익을 내고 있지만, 곡의 원작자에게 자동 배분되기에 별다른 영향은 없었다.
하지만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저작권자. 즉 온전히 자기 수익을 낼 수 있는 국내 유튜버들이 앞으로는 미국에 세금을 내야 하는데, 글로벌 시장을 겸비한 클래스101이 유튜브처럼 자율적인 업로드 환경과 수익 창출 창구를 제공해준다면? 정말 좋은 타이밍이다. 이런 건 빠르게 밀어붙여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약 15~20만 원 단가의 정규 커리큘럼이 제공되는 클래스를 결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 2~5만 원 단가의 단순 원포인트 클래스를 결제하게 된다면 기존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되려 제 살을 깎아먹는 셈이 아닌가?
기존 매출에 타격을 입진 않을까 우려되는 마음에 회사에 이러한 생각들을 전했고, 그때 Cannibalization. 자기 잠식을 두려워하지 말자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Cannibalization(카니발리제이션)
: 한 기업에서 새로 출시하는 상품으로 인해 그 기업에서 기존에 판매하던 다른 상품의 판매량이나 수익, 시장점유율이 감소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콜라 회사가 오리지널 콜라만 판매하다가 이와 유사한 다이어트 콜라를 출시함으로써 기존 오리지널 콜라의 매출에 타격을 입는 상황을 말한다.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원포인트 클래스를 런칭하는 것이 당장은 자기 잠식. 마이너스 요소 같아 보여도 클래스의 상품군을 늘리고 수요조사의 한계를 줄임으로써 얻는 새로운 고객과 시장을 생각하면 플러스 전략인 셈이었다.
아직은 원포인트 클래스가 런칭된 지 얼마 되지 않아 SKU가 많지 않지만, 지금의 정규 클래스처럼 종류와 수가 많아지는 건 시간문제에 불과하다.
이번 TV CF의 캐치 프레이즈는 "배우지 마, 클원해"가 아닌 "배우지 마, 101해"다. 왜 '클원해'가 아닐까?
클래스101은 이제 영상 클래스뿐만 아니라 전자책이나 디지털 템플릿 같은 지적재산권 상품부터 굿즈, DIY 키트 등 실물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원포인트 클래스뿐만 아니라 이미 여러 분야로 뼈를 깎는 성장이 시작된 셈이다.
성장을 해야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더 큰 도전을 해야 그만큼 성장할 수 있다.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이 마인드셋을 이번 한 달 가장 크게 배웠던 것 같다. 그래서 다가오는 10월에는 직장인과 작가 김긍정 둘 다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한다. 도전에는 성장통이 따르고 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알지만, 사실 그 성장통으로 꽤나 많이 지친 상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도전하려 한다.
또 한 번의 뼈를 깎는 성장으로 피 튀기는 4분기가 될 듯하다. 어차피 멘탈이 순살 치킨이 될 예정이라면, 이번엔 맥주를 끼고 살아보려 한다.
나는 시원 짜릿한 쾌감과
4분기를 즐길 준비가 되었다.
- 이 달의 주정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