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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난희 Oct 15. 2021

억새밭 가는 길

도갑사 억새밭 가는 길,

어미 눈에는 아직도 젊은 딸이라 

팔순 노모 기어코 따라나선다


나는 도갑사 부처님이 

지켜주실 것이니 걱정 말고 

다녀 오니라 어미는 손을 내두른다.


숨은 턱에 차고 억새밭에 올라 

억새 수염 한 자락 잡고 띠리링 띠리링~

딸은 간들간들 억새 바람소리를 전한다. 


나는 사람 구경, 절 구경에 바쁘니

아야 아야, 급히 내려오다 코 깨질라

천천히 오니라 천천히 오니라 당부한다.


억새 바람 가득 안고 내려오는 길,

어미의 당부도 잊어버리고 

딸은 겅중겅중 산길을 뛰어내려온다.


절간 툇마루엔 그새 소복한 도토리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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