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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회동 Feb 09. 2019

나무여자

나무여자


1월의 창문으로

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아픈 여자처럼 서 있다

몹시 추워 보인다

너는 가진 게 없구나

이따금 까치가 나무 위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존다

나의 몸은 조금씩 뒤틀리며 굳어간다

굵은 뿌리를 내려 흰 침대를 움켜쥔다

나는 말하는 법을 잊었다

방 안은 안개로 가득하고

침묵은 겨울과 잘 어울린다

나는 이 안개를 믿지 않는다

개가 내 항문 근처에 다가와 핥는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몹시 추워 보인다

아픈 여자처럼 내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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